참나리, 말나리, 오리방풀, 금마타리, 배초향, 노루오줌
내 안에 핀 꽃 2010/08/16 14:15 콩나물대제국참나리...
도봉산, 자운봉에 핀 참나리꽃이다.
참나리꽃은 서울의 화단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너무 유명한 산이라 수 많은 등산객의 발걸음이 새겨진 곳이라서 그런지 카메라도 가끔은 두고 가는 곳이기도하다.
그런 그곳에 참나리꽃이 피었으니 조금은 의구심이 든다.
이게 진짜 야생 참나리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딸려온 씨앗이 떨어져서 핀 걸까?
결론이야 어떻든 간에 힘들게 올라와 시원한 바람에 꽃구경까지 할 수 있었으니 기분은 좋다.
보답을 해야겠어서 제일 앞자리에 세웠다.
말나리...
설악산표다.
'하늘'도 없고, '땅'도, '털'도 '중'도 아닌 '말'이다.
여기서 말은 타고다니는 말이 아니라 크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맞을 것 같다.
잎이 하늘말나리하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하늘 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있고, 말나리는 중간아래쪽을 본다.
겸손한 자세가 선비를 닮아 의젓해 보이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간 휴가 중에 짬을 내 원점복귀 산행을 해야하는데, 당일코스가 마땅치가 않았다.
비선대-금강굴-마등령으로 코스를 잡았다.
경사가 급하긴 했지만 지리산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섬세하고 날까로운 맛이 꽤나 맛깔스럽다.
오리방풀...
큰 산을 갈 땐 물과 음식을 충분히 가져가야한다.
긴 산행에 체력이 떨어지면 안된다.
그리고, 등산가방엔 잘 꺼내 먹지는 않아도 사탕과 쵸컬릿 몇 개는 넣어두면 좋다.
힘들고 지칠 때 하나 꺼내 물면 금방 힘이 난다.
사탕 중에서도 박하사탕을 제일 좋아하는데, 화~ 한 달콤함이 참 좋다.
잠시 헷갈렸다.
산박하꽃과 닮았는데 잎이 거북꼬리처럼 생겼으니 오리방풀이다.
금마타리...
때를 놓쳐 올해는 구경 못하고 넘어가나했는데, 딱 한송이가 아직 피어있었다.
나 올때까지 기다려준 녀석이 너무 고맙고 대견해서 쓰다듬어 주었다.
좋아할 줄 알았더니, 바람결에 사래를 쳐댄다.
내 생각만 했나?
땀 냄새 때문에 그러나?
그나저나 설악의 바람은 참 시원스럽게도 스쳐간다.
배초향...
시골집 모퉁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그 중에서도 원조는 있다.
마등령 고갯마루에 자리잡은 녀석이니 야생이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겠지?
풀내음...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풀내음을 한자로 써보면 '초향[草香]'이다.
거기에 물리칠 배[排]를 붙였다.
풀내음도 물리칠 정도로 향이 진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향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꽃이다.
그렇지만 꽃을 피울 잎은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노루오줌...
때 늦은 노루오줌이 숲그늘아래 나뭇잎 사이로 빛을 받고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 장 담아달라고 조르는 것 같아 몇 번을 망설이다 인심 좀 썼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적, 고향에서 본 꽃은 모두 참나리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늘말나리는 얼마전에서야 알았고요.
나리 중에서도 참나리가 가장 화려한 것 같아요.
고향이면... 나리가 참 많겠네요...
공기도 좋지요?
가끔 꽃사진도 담지만 꽃 이름을 여기와서 알게됩니다.
꽃 사진에서 마음을 정화시키고 돌아갑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빛깔58개띠님 꽃 사진 보러 마실 다녀와야겠군요.
하하 인심 좀 쓰셨군요..
불쌍한 노루오줌...
제가 조금 인색하지요?...^^*
오늘 사진은 특별히 더 아름답고 밝습니다.
나리는 오늘 처음 매우 '관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관능은 아무데나 붙이는 건 아니지만
오늘 고개를 숙였지만 방자하게 유혹의 촉수를 뽐내는
녀석에게는 붙여야겠습니다.^^
나리가 관능적이라는 말에 적극 동참합니다.
묘한 매력이 있는 녀석이지요.
유혹하는 솜씨가 보통이 넘어요.
꽃 색감이 조금 더 도드라져 보이라고 사진을 조금 어둡게 하는 것도 있지만, 숲속 빛이 약해서 조리개 맞추면 시간이 늘어져서 사진이 다 흔들립니다.
조금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고 시간을 짧게 하려니 어두워지구요.
마음처럼 쉽지가 않네요.
나리 종류는 너무 화려해서
큰 굿판 여는 무당 같기도 하고
있는 대로 치장한 기생 같기도 하고 그래요.
제 눈엔 노란 저고리 입고 초록빛 치마 입은 새색시 같은
금마타리가 고와 보입니다. ^^
와~ 무당, 기생, 새색시...
녹두님의 감성은...
마음이 참 너그럽단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요 콩나물대제국님.
제가 가끔 콩나물대제국님의 사진에 약간 불만이 있기도 합니다.
저 참나리가 바위틈에
산허리 어디쯤에 꽃을 피우면
그 얼마나 눈부신가요.
그걸 무당이나 기생에 비유하도록 찍는 사진은
사실 제 맘에 안 듭니다.
그리고 저 작은 꽃들 말이지요.
존재감도 없이 그저
들길에 핀 저 작은 풀꽃들...
그들을 보여주심에는 늘
고마운 마음이지요.
위에 댓글요... 반성합니다.
왜 이리 후회할 짓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급적 말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
저도 사실 배경이 멋진 사진을 찍고는 싶은데...
마음에 썩 들지 않아서 늘 망설이기만 합니다.
꽃을 담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멀어진다고 하는데, 언젠가 그리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