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선씀바귀
내 안에 핀 꽃 2009/06/11 21:52 콩나물대제국<개망초>
'개'가 붙으면 야생에서 자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개망초는 굳이 들로 산으로 다니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꽃이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망초는 야생화일까 아닐까?
애매모호한 경계선이 아리송하기만 하다.
하지만, 자동차들이 줄지어 다니는 도로변 구석에서도 꿋꿋하게 자리잡고 있는 개망초를 보면 그 뚝심이 느껴진다.
<망초>
이름을 듣는 순간 바랄 망[望]이 떠오른다.
키도 훌쩍 크거니와 바람을 따라 이리 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사방을 경계하고 있는 사슴같은 초식동물들이 망보는 모습같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망초라는 의미의 한자가 따로 있었다.
망초 망[ ] : ? 풀 초 ? 그물 망
그물처럼 생긴 꽃? 그러고 보니 망초꽃도, 망초 잎도, 그물처럼 촘촘하게도 나 있다.
<선씀바귀>
깔끔한 얼굴을 한 흰 씀바귀
살짝 얼굴을 붉힌 새침떼기 씀바귀
쑥쓰러워 혼자서는 얼굴도 못드는 연분홍 씀바귀 자매
이 아이들을 선씀바귀네 집 식구들입니다.
<노랑선씀바귀>
노오란 씀바귀의 노란 물결이 길을 따라 이어져 바람에 흔들릴 땐 내 마음도 같이 흔들립니다.
길을 따라 피어난 노란 물결을 따라 눈길을 주다가 차선을 벗어나 아찔한 순간도 가끔은 불사한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지요. 조심하세요~
씀바귀, 씀 + 박이, 쓴게 박혀있다는 뜻이지요.
쓴 맛이 있어 입맛이 없을 때 나물로 묻혀 먹거나, 김치를 담아 두었다가 먹거나 하면 입맛이 금방 돌아온다고 합니다.
흔하디 흔한 풀들도 다 제 몫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 주변엔 제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씀바귀 나물 삶은 물을 먹이면 정신을 차릴려나나요?
개망초 꽃말은 ‘화해’이군요.
사람에게도 그렇게 불리는 이름이 있다면 저는 어떻게 불릴까, 생각해봅니다.
한번 쯤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말, 전 어떤 이름으로 불려질까요?
정말 궁금해집니다.
망초 꽃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망초 줄기는 선연하게 기억되는데...
우거질 망 자를 쓰는군요.
개망초는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계란꽃이라고 부르지요.
망초 꽃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냥 꽃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보아 넘겼을겁니다.
망초는 그냥 편하게 잡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망초 보다는 더 늦게 핍니다.
여름 지날 때쯤 길가에 자잘한 꽃같지도 않은 것이 달려 있는 잡초가 바로 망초일겁니다.
망초사진 올려드립니다.
저는 개망초를 보고 그냥 제 맘대로 줄여서 망초라고도 불렀는데 조금 다른 것이었네요.
지난 연휴에 고향 간 김에 철원에 갔었는데 거기 건물 뒤에 개망초가 저렇게 피어 있더라고요.
텅 빈 벤치에 혼자 앉아 개망초를 한참 바라보다가 왔습니다.
그날은 하얀 꽃만 보이더군요...
저도 처음엔 망초가 개망초인줄 알았습니다.
생각이 깊으신가봅니다...
하얀 개망초 꽃속에 많은 것을 그려보셔도 될듯합니다.
어제 노을 드리우는 남도 들녘에 개망초와 함께 한동안 앉아있었습니다. '계란꽃', '후라이꽃' 이라 부르며 벗들과 놀던 생각이 절로 납니다.
요즘 봄이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여름이 왔지만 아직은 계란프라이가 익기에는 조금 이른 듯 하네요.
하긴 약간 반숙이 더 맛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