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공원 라이딩
자전거라이딩 2009/05/16 12:50 콩나물대제국어제, 아침에 한송이 카네이션을 받았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 터라 자전거 앞에 꼽아 주었더니 제법 폼이 난다.
내 출퇴근 전용 자전거가 호강한 날이었다.
한송이 꽃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지...잠시 상념에 빠져들었다.
맡겨진 일도 조금 일찍 마무리하고 시간이 생겨 오랜만에 솔로 라이딩을 했다.
출근길을 지나 중랑천을 끼고 의정부를 통과하여 어둔리저수지 너머 백석공원으로 다시 산으로 오르는 코스다.
백석공원까지는 도로 라이딩이고, 구름 가득한 하늘이어서 상쾌한 출발이었다.
공원 옆을 끼고 산으로 오르는 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는 너무 급경사여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한다.
벌써 오월의 짙은 녹음으로 가득찬 숲속길은 진한 숲그림자로 가득차 있었다.
등산로 옆으로 피어있는 꽃들도, 급한 경사에 땀을 뻘뻘 흘리며 끌고가는 자전거 앞에 그냥 스쳐지나간다.
등산로의 끝엔 나무의자가 하나 달랑 놓여져 있고, 이름모를 산악회의 백두대간 표시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한사람 겨우 지날 정도의 소롯길이어서 더이상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것은 무리일듯싶었다.
게다가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며 빗방울이 나뭇잎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하나 둘 들려온다.
서둘러 하산을 서둘렀다.
자전거를 끌고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는 않다.
뒷브레이크를 잡으면 자전거가 그냥 밀려내려가고, 앞브레이크를 잡으면 자전거 뒷부분이 하늘로 향한다.
조심스레 산을 내려와 자전거에 몸을 싣고 집으로 가는 라이딩은 비와의 속도 경쟁이었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비가 따라온다.
비에 쫒겨보긴 처음있는 일이다.
비가 오는 곳과 안오는 곳의 경계면을 라이딩하는 기분도 나름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늘 라이딩한 거리를 기록하고 있는 만원짜리 싸구려 속도계다.
처음 구입할 때 생활방수 정도는 된다고 써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나지만 아무래도 믿음직하진 않다.
행여 물이 들어갈까 가끔 닦아주는 센스(?)인지 위험한 손동작인지를 몇번이고 해주었다.
다행이 물은 들어가지 않고 오늘 확인해보니 잘 동작한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천남성이다.
천남성이며, 족도리풀이며 들로 산으로 풀꽃을 보고 싶은데, 해야할 공부가 있어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는 지인의 작은 소망이 생각나 비도 오고, 어두워 잘 나오지는 않겠지만 담아보았다.
사진으로나마 조금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는 것으로보아 아마도 엄마 천남성이다.
행여 아이들이 비라도 맞을까 넓은 잎을 펼쳐 받쳐주고 있는 엄마의 내리사랑이 숲속을 지켜내고 있다.
무럭 무럭 자라서 엄마의 그 큰 사랑을 대를 이어 전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