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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앵두, 꽃개회나무, 함박꽃나무, 두루미꽃, 인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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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앵두, 꽃개회나무, 함박꽃나무, 두루미꽃, 인가목

내 안에 핀 꽃 2009/06/29 17:03 콩나물대제국

<산앵두>

산앵두...

작지도 않은 사내의 심장이 내것이 아닌 양 소리없이 떨려와 살며시 두손을 모아 눌러야만 했다.
말로만 듣던,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산앵두를 드디어 만났다.
성치 않은 무릎을 두 개의 스틱에 지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나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늘 산을 오르지만 이렇게 처음만나는 기쁨앞에서는 시간이 저절로 멈춰버린다.

호도, 자도, 앵도, 복숭아나무 도[桃]자를 쓰는 것들의 몇가지 예이다.
복숭아나무 '도'가 '두'로 바뀐 사연을 잘 알지 못하지만 내 기억속에선 언제나 '도'보다 '두'가 더 먼저 떠오르고 더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와 호두, 자두, 앵두로 기억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꽃개회나무>

꽃개회나무...

높은 산에 수수꽃다리 즉 라일락이 피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게 바로 꽃개회나무이다.
같은 물푸레 나무과이지만 수수꽃다리보다 늦게 자주색 꽃이 피고, 잎모양이 조금 다르지만 구별하기 쉽지않다.
아래쪽 수수꽃다리 꽃이 다 졌는데 높은 산에 피어 있다면 꽃개회나무로 봐도 큰 문제는 없다.

괴화(槐花)는 회화나무의 중국이름인데 '괴'의 중국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 혹은 회나무가 되었다 한다.
거기에 야생의 의미가 담긴 '개'를 붙이고, 꽃이 아름다우니 '꽃'까지 붙였주었다.

<함박나무>

함박나무...

꽃이 함지박만한게 피어 함박꽃이라고 하지요?
정원수로 주로 심는 목련꽃과 비슷하게 생겨 산목련이라고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암술과 수술을 살포시 감싸고 있는 꽃잎의 다정함이 목련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두루미꽃>

두루미꽃...

두루미를 본게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두루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새의 종류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아 구별하기는 자신이 없다.
하지만, 두루미가 학의 일종이란 것이라 들은 기억은 가지고 있는데, 두루미꽃은 학의 머리, 잎은 학의 활짝 편 날개의 모습을 닮았다는 것은 인정해야만 할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중랑천에도 요즘 들어 생태계가 좋아졌는지 두루미 같은 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아침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출근할 때면 어김없이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두루미를 볼 수가 있는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아침 식사 당번이 수컷 두루미인지, 암컷 두루미인지 하는 것이다.
별게 다 궁금한 콩나물이다.

<인가목>

인가목...

처음 본 순간 빨간찔레꽃이 떠올랐다.
그리고 언젠가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이란 가사가 동시에 떠올랐다.
만약...가사 내용이 '찔레꽃 붉게 피는~ 두메산골 내 고향~'이라고 했다면? 아마도 찔레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잎의 모양도, 꽃의 모양도 찔레꽃과 너무도 닮았다.
인가목을 '금강찔레'라고도 부르는 이유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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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인글

  1. from 산책, 별의 바다에서 2009/07/01 01:49

    제목: 두루미

    백로와 황새는 두루미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두루미, 백로, 황새를 모두 학이라 불렀다. 하지만 학은 두루미를 부르는 말일 뿐 백로와 황새는 학이 아니다. 장거리 비행의 명수 두루미 두루미는 해마다 먹이와 물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이다. 대개 늦가을이 되면 추위를 피해 살던 곳을 떠나 따뜻한 남쪽으로 멀리 이동해서 겨울을 보낸다. 두루미가 먼 거리를 날 때는 우리 눈에 안 보일 정도로 아주 높이 올라 날아간다. 특히 흑해
  1. 로로 2009/06/29 18:18

    "작지도 않은 사내의 심장이 내것이 아닌 양 소리없이 떨려와 살며시 두손을 모아 눌러야만 했다."
    얼마나 기쁘셨으면....^^

    • 푸르나 2009/06/29 20:03

      저도 그 문장을 두 번 반복해서 읽었는데요.
      얼마나 기쁘셨으면요...^^

    • 콩나물대제국 2009/06/29 20:53

      보고 싶은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때...뭐 그런 기쁨이지 않을까요?...^^*

  2. 아이비 2009/06/29 19:30

    두번째 사진은 산앵두가 열린줄 알았습니다
    산앵두꽃이 저리 이쁘게 생겼었나요?
    처음 보는 산앵두꽃 이네요..종류가 다양한가?

    어릴적 울동네 산에서 본 산앵두꽃은 집앵두꽃하고 비슷한거 같았는데...
    마치 더덕꽃 닮은 종처럼 생긴 붉은 꽃이...눈에 확뜁니다

    두루미꽃도 처음 보는데 참 앙증맞네요
    두루미도 앙증맞나?.....ㅎㅎ

    꽃구경 잘했습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9/06/29 20:52

      꽃이 앵두만 한것이 정말 예쁘더군요.
      앵두같은 입술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겠지요?
      앵두같은 입술의 그 느낌은 아마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느낌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느낌일까...궁금...궁금...^^*
      열매가 맺힐 때쯤 다시 올라가봐야 해결이 날듯...

  3. 풍경과 시 2009/06/30 22:03

    ㅋ... 저도
    '작지도 않은 사내의 심장이 내것이 아닌 양 소리없이 떨려와 살며시 두손을 모아 눌러야만 했다.' 이 부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어요.....

  4. 낮달 2009/07/01 08:57

    호도, 자도, 앵도 등이 호두, 자두, 앵두 등으로 바뀐 것은 제 생각에는 일종의 이화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화현상의 예는 주로 한글(나모>나무, 붚>북, 거붑>거북, 서르>서로 등)만 설명하고 있는데. 이 역시 그런 예가 아닌가 합니다.

    이화(異化)
    한 단어 안에서, 같거나 비슷한 두 음이 이웃하여 있을 때, 그 가운데 한 음을 다른 음으로 바꾸거나 탈락시켜, 발음의 단조로움을 피하는 음운 현상.

    함박꽃도 그렇고 모두들 이름자 얽힌 내력이 흥미롭기만 합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9/07/01 14:03

      어떤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믿고 싶은 것은 하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도 콩을 무척이나 좋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콩을 좋아했으면 '도'를 '두'로 바꾸어 놓았을까요?
      콩나물대제국이 가장 번성했을 때가 그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응큼하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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