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풀, 암대극, 등심붓꽃, 살갈퀴, 소나무
내 안에 핀 꽃 2009/05/18 14:55 콩나물대제국<등대풀>
등대풀...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붉을 밝히는 등대를 닮았단다.
드 넓은 풀밭위로 우뚝 솟아올라 등을 밝히고 있는 등대풀의 자태가 제법 당당해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니, 뚜껑별꽃, 선개불알풀꽃, 미국쥐손이풀, 떡쑥, 애기달맞이꽃하며 이름모를 풀들이 가득하다.
등대풀의 안내를 받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풀뿌리를 뻗어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암대극>
꽤나 먼 거리에 있어 난간을 넘어 가까이 가서 찍고 싶은 욕망이 끓어 올랐지만 간신히 눌러 참았다.
아직도 난간을 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등심붓꽃>
등심붓꽃...
잔디밭 가득 작고 아담하게 피어 있는 붓꽃이다.
우리 토종 야생화는 아니지만 여엿하게 자리를 잡고 야생의 꽃이 되어버린 외래종이다.
추풍령 아래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간다.
고속도로 치고는 너무 구불구불해서 속도도 줄여서 지나가야한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건설공사 중에 숨진 사람들의 위령비까지 세워져 있다.
지금은 그나마 터널도 뚫고 선형도 개선이 되어 다닐만 하다.
내가 태어난 곳은 그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요즘은 흔하지만 생선을 '회'로 먹는다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고 고기를 먹는 것도 특별한 날 뿐이었다.
온갖 풀을 뜯어다 놓고 '나물'이라는 한가지 단어로 통일시켜 넣고 고추장, 된장 넣어 비벼먹었다.
어쩌다 고기 한접시가 올라와도 칠남매는 그 맛을 몰라 그냥 남길 정도였었다.
어른이 되어, 우여곡절 끝에 서울로 올라와 이젠 회도 먹을 수 있고, 고기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생겼다.
등심붓꽃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도 고기 생각이 났었다. 그런데 그 등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등심붓꽃의 등심은 등잔 등[燈] 마음 심[心]이란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용한 사랑방을 밝히고 있는 등잔불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살갈퀴>
살갈퀴...
잎모양이 갈퀴를 닮았다.
그런데 살은 또 뭐람? 잎이 살쪘나? 그런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면? 화살의 살을 닮았을까?
정확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화살모양과 닮았다고 우겨보련다.
<소나무>
소나무에도 꽃이 핀다.
먼저 숫꽃이 피고 암꽃은 나중에 피어 동성동본이 만나는 것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다.
사람들도 동성동본을 막아보려 법도 만들어 놓고 지키려고 애를 쓴다.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지만 사랑을, 마음이 끌리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가 있을까?
오늘 소나무꽃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바다 옆에 있는 등대꽃, 이름이 어울리네요.
등심붓꽃도 처음 보는 꽃이고요.
며칠전 운문사에 갔었는데 거기 소나무가 유명하잖아요.
경내에 있는 그 소나무, 비를 맞으니 소나무향이 참 좋더라고요.
저도 주변을 잘 떠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등대풀, 암대극 같은 바닷가 꽃들을 처음봤답니다.
새로운 것을 본다는 것이 가슴벅차게 한다는 것도 알았구요.
운문사 소나무 숲길이 좋아보이더군요.
비오는 날 잘 골라서 다녀와야할까봅니다.
가뭄이 심해선지 우리 마을 소나무들은 모조리 갈색이군요.
다른 나무들 푸름에 비추어 마치 죽은 듯한 모습입니다.
얼마 전, 일주일 내내 송화가루를 노랗게 날렸으니 죽은 것은 아니겠죠?
그 작은 송화가루가 봄 숲속에 작은 소나무로 움이 틀때의 모습은 정말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모두 다 커다란 소나무로 자라 그늘이 되어줄 날을 꿈꿔봅니다.
암대극은 얼핏 보기 엔
바위 채송화와 닮은 것 같습니다.
너무 작게 나왔나요?
거리가 멀어서 최대한 당겨서 담았는데도 작아 보이나봐요.
무릎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큰 키랍니다.
노란 꽃이 멀리서 보면 바위채송화 닮은 것도 같네요.
등심의 뜻이 기가 막히군요.
등불의 마음이라,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감각적인 것은 그들의 마음보다
자연 자체를 그런 감각을 연출하기 때문이겠다 하는
생각을 언뜻 해 봅니다...
등불의 마음...어떤 것일까요?
늘 작은 일에도 흔들리는 제 모습같기도 할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참 꽃들의 이름이 기막힙니다. 저 이름들을 누가 다 지었을까. 놀랍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언어의 마술사들이신가...
아마 수 많은 이름들이 붙여졌다 바뀌길 수도 없이 했을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선발된 이름이니 오죽할까요...
마음이 아파본 사람들에게는 노래가사가 다 자기 이야기같다고 한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꽃이름 들을 때마다 어쩜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질까...
마음이 아팠었나? 되돌아 짚어봅니다.
등대풀만이 햇살을 가득 안고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바쁘신가 통 기척이 없으십니다....
자료정리는 다 하셨을까요.
너무 오래 안보이십니다.
꽃사진 읽는 재미가 없으니, 통 재미가 없습니다.
에효...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드렸네요.
자료정리말고~ 바쁜 일 얼추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꽃구경 가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