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 박주가리, 쑥갓, 상추, 복분자
내 안에 핀 꽃 2009/08/29 17:15 콩나물대제국마름...
마름잎 두장을 마주 모아 놓으면 영락없는 '마름모'다.
마름모의 예리한 꼭지점이 떠오르게 하는 마름모의 잎이지만 꽃은 생각 밖으로 작고 예쁘장하다.
보기와는 달리 생긴 것은 산도둑처럼 생겨 말 술을 할 것 같은데 술도 못하고 섬세한 사람을 더러 볼 수 있다.
마름 꽃을 보며 그런 사람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마름 ☜ 말음 ☜ 말
말 [명사]<식물>
1 물속에 나는 은화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가랫과의 여러해살이 수초(水草). 줄기는 길이가 30cm 이상이며, 잎은 어긋나고 선 모양인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6월에 꽃줄기가 2cm 정도 되는 황록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수상(穗狀) 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를 맺는다. 연한 줄기와 잎은 식용한다. 개울, 도랑가의 물속에 나는데 한국, 일본, 만주 등지에 분포한다. ≒버들말즘. (Potamogeton oxyphyllus) 3 =해조(海藻). 【<?≪훈몽자회(예산 문고본)(1527)≫】
마름 열매를 '말밤'이라고 합니다.
생긴 것이 밤하고 비슷하게 생긴 것은 아니지만 딱딱한 껍질 속에 부드러운 속은 밤맛이 난다고 합니다.
삶아서 속을 파먹기도 하고 묵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맛은 어떨지...산골소년은 알 수가 없군요.
박주가리...
여름 끝에 피어난 박주가리 꽃을 보면 한여름에 겨울 옷을 준비하는 알뜰 주부들이 떠오른다.
참 따뜻할 것 같긴 하다...^^*
박은 알겠다. 그럼 주가리는? 턱은 알겠다. 그럼 주가리는?
'주가리'라는 말이 있을 것만 같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박주가리의 열매가 익으면 갈라져서 그 안의 씨앗이 바람에 날리게 되는 데 그 모습이 박이 갈라진 모양이고 꽃도 잎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 모양이어서 '가리'를 붙였을 것이란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그래도 열매가 쪼개져서 가리 모양을 만들었으니 '쪼가리'라고 해줘야겠지?
그러면 '박쪼가리'가 박주가리, 턱도 위아래로 두쪽으로 쪼개져 있으니 '턱쪼가리'가 턱주가리, 맞나?
쑥갓...
쑥갓의 잎은 쑥잎을 닮았고 톡 쏘는 듯한 향은 갓을 닮았다.
그렇지만 쑥갓은 국화과이고 갓은 배추과이니 사돈의 팔촌에도 끼지 못한다.
그래도, 상추쌈에 쑥갓이 더해지고 하얀 쌀밥 위에 된장 살짝 올려 싸 먹으면 세상 부러울게 없다.
상추...
꽃망울과 꽃대가 붉은 기운이 가득하니 아마도 적상추 종류임에 틀림없다.
꽃만 따서 고들빼기나 씀바귀라고 우겨도 아무도 모를 것 같다.
상치라고 해야하나 상추라고 해야하나 갑자기 표준말이 궁금해진다.
찾아보았다. 상추가 표준말이고 상치가 사투리라는 의견이 많다. 표준말 사전까지 찾아보진 않았다.
쑥갓을 먼저 넣을까 상추를 먼저 놓을까 한참을 망설였다.
결론은 상추를 아래쪽에 놓았다. 왜?
상추를 놓고 그 위에 쑥갓을 올리고 그 위에 하얀 쌀밥올리고 그 위에 된장 살짝~ 이게 내 스타일이다.
오블님들 스타일은 나보도 좀더 엣지 있으려나요?
복분자...
술을 잘 못하지만 술을 한잔 마시면 잠은 정말 잘 온다.
수면제가 따로 필요없다.
잠이 필요할 땐 그저 복분자 한잔이면 족하다.
복분자를 마시면 정력이 세진다는 의미로 요강이 깨진다고 하기도 하고, 술맛이 좋아 나도 모르게 많이 마시게 되어 술에 취에 요강이 소변 줄기에 뒤집어진다고 하기도 하는데, 확인할 수가 없다.
한잔 마시고는 늘 잠들어버려서...
그래도 오블님들 복분자 술 한잔씩 따라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상추꽃 사진이 예술입니다.
상추꽃은 정말 고들빼기를 닮았네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쌈 싸 먹을 때 쑥갓을 곁들이면 훨씬 맛있어요.
쑥갓 정말 좋아하는데요^^
오므려 있던 박주가리 열매를 따서 후후 불며 하늘로 날려보내던 생각이 납니다.
아주 많은 씨앗이 솜털처럼 눈처럼 그렇게 날지요.
이름도 모르고 박주가리 씨앗 날리던, 그 작은 오솔길이 생각납니다.
꽃이 피지 않는 식물이 없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너무 가까이 있어서 꽃이 핀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들이 꽤 있지요.
사람 사이에서도 가까운 사람을 홀대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잘 챙겨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복분자.. 이거 좀 압니다.ㅋ...요강을 엎어버린다는....마름은 정말 꽃이 작네요...산도둑 같은 놈이 술을 못하는...그 설명 기억하겠습니다...쑥갓 상추 이런 것들의 꽃을 몽땅 처음 봅니다. 꽃도 모르고 먹었으니...
꽃도 작고 호수 안쪽에 있어 손만 쭉 뻗어 보지도 않고 느낌으로만 셔터를 눌러 찍은 사진이랍니다.
몇번의 실패끝에 겨우 얻은 사진이라 더 소중하더군요. 물밤으로 묵도 해서 먹는다는데 그 맛이 정말 궁금합니다.
덤바우 바로 턱밑에 있는 저수지에 '말'이 잔뜩 자랍니다. 아내가 알아채고 지난 해 말밤을 잔뜩 가져다가 삶아 먹어봤습니다. 부드러운 밤맛인데, 가시가 독하고 껍질 까는 게 너무 힘들어 먹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물밤, 맛은 있다고 하던데 날카로운 가시때문에 찔리기 쉽상이라고 하더군요.
물 속으로 들어가 따야하는데, 가시가 발바닥을 찔러 애를 힘들게 딴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거라도 먹어야 하던 시절의 아픔이 가슴을 아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