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바위솔, 분취, 가을
내 안에 핀 꽃 2009/10/27 21:53 콩나물대제국좀바위솔...
양지바른 바위에 붙어 자라는 꽃으로, 소나무 수꽃과 닮았습니다.
가지 끝에 달린 솔잎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솔잎이라고 하기엔 조금 오통통하군요.
그런데, 이번에 만난 녀석은 키가 아주 작아 접두사 '좀'이 붙었습니다.
바위위에 자라면 바위솔 또는 돌 석(石)자를 써서 석송이라고 하는데, 가끔은 지붕위로 올라간 녀석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녀석들은 기와 와(瓦)송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꽃을 피워올리기 전의 모습입니다.
척박한 바위 위에 자리잡고도 싱싱한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물 한방울 없을 것 같은데, 아마도 아침 이슬을 머금고 살지 싶습니다.
분취...
조금 때가 늦은 분취가 힘겹게 꽃을 피웠습니다.
분취는 잎 뒷면에 분을 발라 놓은 듯 하얀 솜털이 거미줄처럼 나 있습니다.
잎 뒤가 하얀 융처럼 분이 발라져 있고, 아래쪽 잎이 거치(뾰족~뾰족~)가 있으면 '은'자를 하나 더 붙여 은분취라고 합니다.
분취를 볼 때마다 미용실 가위가 생각납니다.
여러 개의 가위를 꼽아 놓은 조그만 바구니에서 뺏다, 꼽았다, 이리 재고, 저리 재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머리자를 땐 미용실을 이용하지요...^^*
기다릴 땐 보기 힘든 여성잡지도 보고, 셀프지만 커피도 마실 수 있습니다...^^*
요즘은 미용실보다 헤어샵 같은 물 건너온 이름들이 대부분인 것 안타깝긴 하더군요.
가을...
혼자 저 가을 길을 걸어 왔습니다.
곁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것이 좀바위솔이었군요.
또 배웠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혼자 단풍을 바라보면, 그 마음이 그런가 봅니다
좀바위솔 정말 예쁘더군요.
가을 단풍보다 가을 볕을 좋아하나봅니다.
바위 위 볕이 잘 드는 곳에 주로 피어 있더군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지요...^^*
아, 분취는 정말 가위를 여러 개 꼽아놓은 것 같네요....신기합니다.
바위솔은 바위에도 뿌리를 내리다니....놀라운 놈이네요..
가을을 혼자 걸어온 사나이의 외로운 심장을 닮은 꽃도 하나쯤 있었으면.....
가을을 혼자 걸어온 사나이의 외로운 심장...
어떤 모습일까요?
궁금해집니다.
어머니가 암에 걸려 투병 중일 때
항암효과가 있다고 해서 바위솔을 애타게 구했던 적이 있습니다.
엄마 하늘 가시고 한참 지닌 뒤에
우면히 와송을 발견 했는데
찬찬히 보니 고녀석 참 잘 생겼더군요.
좀바위솔은 엄청 깜찍하고 귀여운 걸요?
색동옷 입은 여자 아이 같아요.
ㅠㅠ 꼭 그렇더라고요. 구하려면....안보이는 것이..
정말 그렇더군요.
평소엔 그렇게 많던 것도 약에 쓸려면 찾아도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더군요.
색동옷 입은 여자 아이...귀엽습니다.
색깔이....씁쓸하지만 잘익은. 밤과 같은 가을의 끝자락이네요
벌써 가을의 끝자락, 좀 더 곁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늘 우리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론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