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국, 바위떡풀, 고사리삼
내 안에 핀 꽃 2009/10/20 10:28 콩나물대제국산국...
가을은 들국화의 계절입니다.
그런데, 들국화란 이름을 가진 꽃이 없다는 것쯤은 이제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산국, 감국, 구절초, 쑥부쟁이 같은 국화꽃 무리들을 한꺼번에 '들국화'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스산한 가을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고, 울긋 불긋 산 언덕이 물들어 갈 때쯤 산 언덕에 피어난 산국의 화사함은 남자의 깊은 속내마저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답니다.
옷깃 꼭꼭 부여잡고 속마음 들키지 않도록 잘 간수하시길...
산국다시보기 ☞ http://duduji.egloos.com/9744146
바위떡풀...
'돌핀샘'이라고 불리는 옹달샘이 산 정상 조금 아래쪽 절벽 밑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초등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 둘과 친구인듯 보이는 아이엄마 둘이 자리를 펴고 쉬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옹달샘으로 물을 마시러 왔다가 바위에 붙어 자라고 있는 풀을 보고 무슨 꽃이냐고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는 안절부절입니다.
지나가는 말로 슬며시 '바위에 떡하니 붙어 있으니 바위떡풀이지~'
그래요? 신기한 듯, 한편 믿기지 않는 듯, 열심히 이름을 되뇌입니다.
'바위떡풀~ 바위떡풀~...'
아마도 돌아가서 컴퓨터를 켜면 바로 검색해볼겁니다. 진짜일까? 거짓말일까?
그래도 걱정없습니다.
바위에 떡~ 하니 붙어 있잖아요~
고사리삼...
삼이 뒤에 붙어 있다고 산삼이나 인삼같은 종류라고 생각하면 안된답니다.
잎이 가늘고 깊게 갈라져 있는 삼나무 잎을 닮은, 고사리 종류랍니다.
그렇다면 '삼고사리'라고 해야하는 것이 더 타당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삼고사리'보다는 '고사리삼'이라고 부르는 것이 웬지 더 정이가고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집니다.
보통 고사리는 새순이 올라와서 아기 손처럼 앙증맞은 모습을 하고 있고, 손이 펼쳐지면 잎이 되지요?
그런데 고사리삼은 꽃대가 올라와 그 끝에 포자낭이 달려 있어 '꽃고사리'라고도 합니다.
가을이면 바람에 낙엽이 뒹굴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고사리삼은 그 때쯤 파란 잎에 포자낭을 꽃대처럼 피어올려 꽃을 찾는 눈길을 사로잡는 녀석이지요.
한 마디로 고맙고 반가운 녀석입니다.
산국은 꽃도 화사하지만, 그 이름이 주는 울림이 참 좋습니다.
한자말인데도 거부감이 들지도 않고요.
감국이라고 할 때도 감자가 달 감자지요?
산죽(山竹)이라고 할 때의 느낌과 비슷한데,
그러고 보니 산이 붙은 이름은 모두가 그런 느낌을 주네요...
그런데 제가 산국을 실제로 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이나 강은 자주 쓰는 말이어서 그런가봅니다.
낮달님도 산에 자주 오르시고, 산국이 그리 높지 않은 산언덕에 많이 피어 있으니 분명 보셨을겁니다.
산국 차도 마셔보셨을 것 같구요.
산국도 제 앨범에 담았습니다.^^
낮달님 말씀처럼 이름이 주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향기는 사실 좀 너무 진하지요...^^
산국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곳엔 향이 정말 진하게 코끝을 자극하지요.
그런데요~ 정말 조심해야할 것은 바로 벌이랍니다.
꽃이 귀해서이기도 하지만 향이 진해 벌들이 많이 몰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