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꽃, 참나물
내 안에 핀 꽃 2009/10/16 22:11 콩나물대제국투구꽃...
모처럼 토요일 일과가 일찍 끝나게 되어 투구꽃도 볼겸 조금 멀리 떨어진 산을 오르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했던 동료가 갑자기 일이 생겨 차로 산 밑까지 데려다 주고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산 아래쪽엔 밤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사방에서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인적도 드문 곳이어서 떨어진 밤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어찌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가지고 간 비닐봉지를 꺼내 들고 밤을 주워들고 이리 저리 살펴보고 구멍난 곳이 있나 없나 살펴보고 아직 벌레의 습격을 받지 않은 싱싱한 녀석들로만 골라 담았다.
줍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비닐봉지 두 봉지가 가득찼다.
배낭이 묵직한 것이 산을 오르는데 꽤나 짐이 될 것 같아 널려 있는 밤들을 애써 외면하고 투구를 찾기로 했다.
숲 그늘진 곳에 핀 투구꽃은 많이 있었지만 빛이 부족해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고, 빛을 제대로 받은 투구꽃을 만나기는 그리 녹녹치가 않았다.
산길을 따라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등이 따끔해 돌아보니 말벌들이 사방으로 날아 다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인적이 뜸한 산길이라 나무 구멍에 벌집을 지어 놓았는데 마침 그 곁을 지나가게 되어 벌에 세곳이나 쏘였다.
양쪽 어깨에 한방씩, 그리고 오른쪽 보다 훨씬 더 예쁘고 귀여운 왼쪽 엉덩이에 한방.
처음엔 그리 아픈 것 같지 않아 그냥 산에 오르기로 했다.
그 길에서 만난 투구꽃이다.
참나물...
투구꽃 옆에 피어 있던 참나물꽃은 덤으로 가지고 왔다.
꽃은 벌써 대부분 지고 있었고, 벌써 열매가 맺혀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직 산 중턱도 못오른 상태였지만, 벌에 쏘인 곳이 점점 통증이 느껴지고, 인적도 없는 곳이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산을 내려와 지나가는 차을 얻어타고 산아래쪽 가까운 응급실에서 해독제 주사 두방, 삼일치 약 처방을 받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본 기억으로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그때 하나도 아프지 않게 주사를 놓으려 내 엉덩이를 토닥거린 간호사(남자임)의 손길이 문득 생각난다.
주사를 맞으면서 아프지 않았던 기억은 아마 이때가 처음이었지 싶다.
말벌한테 세 방 쏘였다면 굉장히 위험한 거였는데 용케 이겨내셨네요....전 한 방 쏘이고 완전 죽는 줄 알았습니다. 목이 붓고 숨이 차고......근데 세 방씩이나....
투구꽃. 참나물꽃.....말벌....
상처 아무는데 3주는 걸린 것 같습니다.
아직도 조금 돋아난 느낌도 있구요.
벌에...나쁜 벌....모기아니었을까요? 산모기요....ㅠㅠ
벌에 한번 쏘여봤는데 그거...아....지옥인데.....
괜찮으세요?
아~ 그게 산모기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뜰기님이 걱정해 주시니 하나도 안아팠던것 같네요...^^*
옛날에 다큐를 봤는데 얼마안남은 어떤 원시종족은 벌에 일부러 쏘이는 의식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면 신의 경지에 오른다나...침의 독성때문인지....아니면. 의지때문인지.... ^^ 아니 그 벌녀석은 보톡스에 기여할 독을 왜. 예쁜 꽃들이쁘게 남기는 제국님에게.....걔가..아무래도 성질드러븐 낙타의 왠지.친구일것같은 노망난 성질드러븐 벌일듯.
우리나라에서도 '봉침'이라고 해서 일부러 벌에 쏘이잖아요~
그런데, 벌에 쏘이고 나니까 어깨 아픈 것이 많이 호전된 느낌도 들고 그러데요...^^*
산에 해마다 벌초를 다녀도 벌에 쏘인 적은 없는데...
금방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뜻밖에 센 모양이지요?
투구꽃은 정말 어디 신라나 고대 그리스의 투구를 닮았네요...
참나물은 위의 모습이 아래로 커 간다는 말씀이겠지요?
무리지어 피어 있는 투구 꽃을 보면 사열받는 군인들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당하고 기개에 찬 전통을 이어가야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투구꽃은 정말 투구처럼 생겼네요.
말벌이라면 엄청나게 아프셨을텐데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아프다고 징징짤 수도 없는 노릇이긴한데...
정말 많이 아프더군요.
오죽하면 제발로 응급실을 찾아갈까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이야기거리로 남네요.
말벌한테 세방씩이나..
이제는 괜찮으세요?
상처 아무는데 2주나 걸리더군요.
지금도 쏘인 곳을 만져보면 약간 돋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말벌~ 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