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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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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리

내 안에 핀 꽃 2007/11/26 13:07 콩나물대제국

<어수리>

어수리...

여름이 끝나가는 녹음짙은 숲속길을 걷다보면 추운 겨울날 조그만 구멍가게 앞에 놓여져 있는 호빵파는 기계속에 가지런하고 질서정연하게 놓여져 있는 호빵을 생각나게 하는 어수리 꽃을 볼 수 있지요.
김이 모락 모락 나는 하얀 호빵의 부드러움과 속안에 든 단팥의 달콤함이 온 몸을 감싸안을 듯 전해지면 겨울 매서운 찬바람도 어느새 사라지고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어수리, 받침도 없는, 아주 단순한 글자들인데도 이름이 특이하단 생각을 하게 합니다.
꽃이름의 유래를 나름대로 찾아보긴하지만 전문적이지 못하다보니 한계를 느낄 때도 많습니다.
이 곳 저 곳 몇번 검색해보다 없으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곤 하지요.
오늘도 그래야할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궁시렁거려 보렵니다.

<어수리 꽃>

한자를 찾아보니 어수리를 뜻하는 한자가 두 개나 있군요.
하나만 있어도 충분할텐데 두 개씩이나 있는 것을 보니 어수리가 개성 넘치고 이쁘기도 무척 이쁜가 봅니다.

芷[어수리 지]
㉠어수리(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구릿대(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백지(白芷: 구릿대의 뿌리) ㉣지초(芝草: 지칫과의 여러해살이풀)
풀을 뜻하는 초두머리(?(=艸)☞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가 합(合)하여 '어수리(다년초의 풀)'를 뜻함

? [어수리 채, 궁궁이싹 치]
㉠어수리(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궁궁이싹 ㉢난초 ⓐ궁궁이싹 (치) ⓑ난초 (치)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艸)☞풀, 풀의 싹)部와 부수(部首)를 제외(除外)한 글자 (이ㆍ애)의 전음(轉音)이 음(音)을 나타냄


어수리
[명사]<식물> 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높이가 70~150cm이고 털이 있으며 잎은 어긋나고 깃모양 겹잎이다. 7~8월에 붉은빛이 도는 흰 꽃이 산형(?形) 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이며 어린잎은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Heracleum moellendorffii)

<산형과 꽃>
<산형과 열매>
오늘...예전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내용으로 덮어 씌워야할 일이 생겼군요.
산형, 알아 볼 생각도 해보지않고, 당연히 어지럽게 흩어진 모양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산형과의 대부분은 잎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고, 꽃도 자잘 자잘한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모습이 꽤나 정리되지 않고 산만한 느낌을 주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정신이 번쩍듭니다.

흩어져 피어있는 모양도 아니고, 산처럼 솟아오른 모양도 아니었습니다.
산형, 산(?:우산 산), 형(形:형상 형) 즉 우산 모양이랍니다.
큰 우산살처럼 펼쳐져 있는 끝에 또 작은 우산살이 펼쳐진 모습이로군요.
그래서 우산살이 겹쳐있는 겹산형 꽃차례라고 했군요.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정말 얇디 얇은 제 지식의 천박함을 탓할 수 밖에요.

우산 산자라고는 하지만, 꽃으로 수놓아진 우산이라면? 비올 때 쓰는 우산에다 꽃수를 놓진 않지요?
그렇다면? 양산이겠지요~ 또 우겨봅니다...^^*
양산을 든, 처녀는 아닐것 같고 중년의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느껴지는 여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形 科
[명사]<식물> 쌍떡잎식물 갈래꽃류의 한 과. 잎자루의 밑 부분은 잎집이 되고 꽃은 산형(?形) 꽃차례를 이룬다. 전 세계에 125속 2,900여 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강활, 미나리, 바디나물 따위의 80여 종이 있다. (Umbelliferae)

얼마전에 우산나물을 소개해드린 기억이 납니다.
찢어진 우산이었었지요?
그리고, 우산나물은 잎모양이 우산이었지요?
어수리는 어떤 모양의 우산일까요?
각자의 상상에 맡겨보렵니다.

산형과를 구별하기는 전문가들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하더군요.
종류도 많고 꽃의 모양과 피는 시기도 비슷하기도 한 까닭인것  같습니다.

산형과 중에서 '어수리'는 그래도 다른 산형과보다는 구별하기가 한결 쉬운 편에 듭니다.
꽃의 모양을 살펴보면 도토리 키재기이겠지만, 한 쪽으로만 비대칭적으로 크게 자란 꽃잎의 모양이 다른 산형과의 잎과 다르게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잎의 크기도 쌈재료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크지요.

<사상자>
<궁궁이:출처 야클>
<기름나물>
<바디나물>
산형과에 속하는 것들이 많은데, 몇 가지만 보여드립니다.
어떠세요? 전부 그게 그거죠?
얼마전에 소개해드렸던 멧미나리가 생각이 나는데, 미나리도 산형과입니다.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산형과에 속하는 것들은 대부분 어린 순은 나물재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독특하고 알싸한 향과 사각 사각 씹히는 느낌이 아주 상큼하답니다.
뿌리와 열매 등은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약효와 복용하는 방법은 잘 알지 못하지만, 소염, 진통, 해열, 근육통, 관절염, 요통, 당뇨, 노화방지, 혈압강하, 오한, 발열 등등에 좋다고 민간요법으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만병통치약이라해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한 가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어수리'는 펑펑 쏟아지는 겨울 함박눈송이 같은 꽃과,
숲속 흔한 풀꽃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개성미 넘치는 독특한 잎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바람결에 살랑이는 어수리의 늘씬하면서도 풍성한 자태는 마치 슈퍼모델의 당찬 걸음걸이가 저절로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살그머니 안아주고 싶은 느낌말고 살포시 안겨보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오늘 무겁고 짙은 회색 하늘 분위기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보고 싶게 만들었나봅니다.

지나간 가을과 다가올 봄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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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녹두 2007/11/26 13:35

    저런 모양으로 생긴 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약재로 쓰는 회향인가?
    그 식물도 비슷하게 생긴듯.^^

    • 콩나물대제국 2007/11/26 13:44

      비슷한 것들이 무척 많아서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은 산형과지요.
      그래도 식용 약용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2. 2007/11/26 18:34

    어수리꽃은 대제국님 말씀처럼 눈송이 같이 예뻐요.
    산형과 꽃들은 언뜻 보면 비슷해보이는데
    자세히보면 다 조금씩 다르니 정말 알아보기 쉽지 않아요.
    궁궁이가 솜털을 닮은것 같아요.

    전에 다니면서 대제국님네서 본 꽃중 아는 꽃 나오나 유심히 봤었는데
    금새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대제국님은 정말 꽃을 많~~이 사랑하시는가봐요~^^

    • 콩나물대제국 2007/11/27 07:40

      하얀 눈송이 펑~평~ 내렸으면 좋겠어요~
      언제? 이번 크리스마스에~~
      교회도 안다니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앤님 이름 외우려고 애쓸 필요없어요.
      그냥 그때 그때 봐두면 필요할 때 기억이 날거에요.

  3. 돛과닻 2007/11/26 19:14

    풀꽃은 잘 모르고요.
    영양에서 재배하는 나물을 먹어 봤습니다.
    맛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워낙 처음 먹어보는 나물이어서)
    하여간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만 있습니다.
    이게 작년 일인데 왜 10년전 일처럼 느껴지는지...^^
    꽃도 단아하고 깨끗해 보이는군요.
    늘 꽃을 해석하는 콩나물님의 따뜻한 감성은 새롭습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7/11/27 07:44

      맛있게 드셨다는 기억만으로도 충분하지요.
      돌아서면 까마득한 옜날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갑니다.
      그런데 반면 아주 오래전 일들이 어제 일처럼 또렷한 기억으로 떠오르는건 또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4. 지시랑 2007/11/27 03:36

    기름나물과 여적지 헷갈리는 지시랑...
    예서 세세한 설명과 그림으로 눈 번쩍 뜨고 가여.

    접사로 들여다 본 속내,
    산형이라 다소곳한 걸까여...?

    • 콩나물대제국 2007/11/27 07:47

      산형이라고해서, 산만하고 어수선한 느낌만 생각했었는데 우산형이라고 해서 충격이 컸습니다.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느꼈지요.
      여럿이 모여 있으면 군중심리로 어수선하지만 접사로 따로 클로즈업시키면 얌전해지지요...^^*

  5. 해를그리며 2007/11/27 10:42

    작은 꽃 하나 하나도 또 하나의 세상
    그 세상이 여럿 모이네 구름 위 세상이 되네요

    • 콩나물대제국 2007/11/28 08:02

      우리들도 모여 하늘 향해 하얀 거품 가득찬 잔을 들고 건배하면 어수리처럼 될까요?
      더 멋있겠지요?
      구름 위 세상은 어떤 기분일까...?

  6. 보령인 2007/11/27 11:47

    이름은 어수룩해 보이지만 깊은 산중에핀에 핀 어수리꽃를 만나면
    히말라야 K-2봉에 쌓인 힌눈보다도 더 맑고 깨끗하다고 생각했었지요

    그 하이얀 곱디고운 순결 그대로를 렌즈로 옮기어 올수는 없을까
    고민에 빠져 본적도 있었답니다
    김선생님의 구수한 해설과 함께 산형과 식물들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7/11/28 08:04

      보령인님 오랜만에 시간나셨나보네요.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산중에 핀 어수리꽃 청초하고 깨끗한 느낌이 아주 좋지요.
      보령인님 방으로 뽀르르~ 달려갑니다.

  7. 도루피 2007/11/28 21:53

    호빵, 여인, 슈퍼모델
    하나의 어수리한 꽃에서
    가지각색 여러 모습이 엿보이네요~
    국왕님 눈높이에서 바라본 꽃 시선,
    찬찬찬합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7/12/01 07:55

      볼 때 마다 새로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자연이 고맙기만 합니다.
      한번 보고 매번 똑같은 느낌이라면?...생각하기도 싫어지네요.
      도루피님의 시선에서 본 어수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 시선에도 찬찬찬합니다^^

  8. blue 2007/12/02 21:55

    비슷비슷한 꽃들이라 같은 것들인 줄로만 알았는데요...
    어수리꽃의 잎이 비슷한 꽃을 가진 기름나물이나 바디나물보다 훨씬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올만에 찾아 왔네요... ^^

    • 콩나물대제국 2007/12/03 08:27

      사람들도 다 제각기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듯 꽃들도 다 조금씩 다른 모습, 다른 역활을 하고 있더군요.
      어수리 꽃이 다른 꽃들보다 기품이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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