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금붓꽃
내 안에 핀 꽃 2009/04/25 13:41 콩나물대제국<각시붓꽃>
새침한 보랏빛 미소를 머금고 봄바람결에 하늘거리는 각시들을 보니 내가 마치 명동 한복판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짧은 치마에 굽높은 하이힐을 신고 아무 것도 보지 않는 듯 내숭을 떨며 볼 것은 다보며 걷고 있는 각시들의 쭉 뻗은 각선미가 봄 제비꽃들을 간들어지게 유혹하고 있다.
<각시붓꽃>
얼마 전 마흔을 넘겨 결혼한 시골 사촌동생의 신혼재미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잘 살고 있겠지...
<짝퉁붓꽃>
너도 나도 조심하고 과도한 욕심을 버려 속지 말아야지...안그러면 땅을 치고 통곡하게 된다.
각시붓꽃 세계에서도 짝퉁을 조심해야할 것 같다.
제비꽃 녀석들이 팀을 이뤄 은근슬쩍 각시붓꽃 흉내를 내고 있다.
이 정도면 조직폭력배 정도 수준은 충분할것 같지 않은가?
하마터면 속아넘어갈뻔 했다.
바탕화면에 넣으려고 각시붓꽃을 포샵처리해서 오른쪽으로 배치시켰다.
왼쪽은 약간 진하게 투명처리해서 아이콘 자리를 잡아주었다.
<금붓꽃>
어제는 직장에서 산행을 하는 날이었다.
처음 계획은 화야산을 종주하며 야생화를 찾아보는 것이었었는데, 요즘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산불예방차원으로 입산금지가 되어 계획을 천마산으로 수정하게 되었다.
출발 전전 날쯤 비가와서 혹 화야산 입산금지가 풀어지지 않았을까 기대했었지만 한 번 정한 기간을 다시 바꿀거란 기대감은 크지 않았고 역시 바뀌지 않았다.
자주 다니던 코스가 아니어서 야생화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역시 천마산은 늘 그자리에서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 듬직함을 보여 주었다.
<금붓꽃>
비가 오기 전 산 중턱쯤에서 만난 금붓꽃이다.
금붓꽃들이 사방을 금빛으로 물들였으니 투정하지말고 구경이나 잘하라고 속삭이는 듯 하다.
다른 야산에서는 각시붓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었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온통 금붓꽃천지였다.
중부지방은 밤부터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었고, 아침부터 꾸물꾸물한 날씨였지만 아침 일찍 출발해서 낮시간에 내려올 계획이어서 비가 올거라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정상부근에 올라서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얼레지, 노루귀 등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 군락지가 있었지만 비가 와서 쌀쌀한 날씨에 꽃잎을 펴지 못하고 오무리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안아주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행여 오해 받지 않을까 걱정되어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만 보았다.
걱정도 팔자다...^^*
각시붓꽃, 금붓꽃...보라와 노랑이 참 예쁩니다.
각시붓꽃은 논두렁에서 보는 붓꽃보다 잎이 가늘고 꽃도 여려 보이고, 마치 난을 연상케 합니다.
금붓꽃은 오늘 보니 며칠전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예쁘네요.
오늘도 귀한 꽃들을 보며 두두님을 알게 된것에 고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크랩 해서 두고 두고 보려고 합니다.^^
길게 빼지 않아도
소복이 않은 모습은
고요한 기다림
지나는 이 마음에
그리움이 일고
너는
아무 일 없는 양
일어서지도 않네
그리움 느꼈다면
가서 전해주오
내 여기,
내년에도 꽃대 조금 더 늘여
기다리고 있겠노라고.
* 두두님께서 바탕에 깔으려고 만든 사진, 제 바탕화면에도 깔았습니다.^^
너무 예뻐서 어제 밤부터 보고 또 보고 합니다.
바탕화면까지요...인터넷용이어서 사이즈가 좀 작을 것 같은데...
원본 사이즈로 다시 만들어 드려야겠네요.
사진 다시 넣었습니다.
적당한 사이즈로 조정하셔서 사용하세요.
고맙습니다.^^
게시글 사진에서는 몰랐는데 바탕화면 큰 사진으로 보니
아무도 없을 때,
뒷쪽 굴 속에서 다람쥐나 토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각시붓꽃에게 말을 걸 것만 같습니다.
노랑색이라면 모두 '금'을 붙이는군요.
아마 백성들의 소박한 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경우겠습니다.
산에 통 못 가고 있습니다만, 산 부근을 지날 때마다 꽃을 두리번거리며
찾는 편인데도 꽃이 쉬 눈에 띄지 않던데,
콩나물님은 아주 잘 찾으시니 그게 내공의 차이인 듯합니다.^^
등산하면서도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일행에게서 뒤떨어져 정신없이 쫒아가기 일쑤구요.
대장에게 잔소리도 많이 듣는 불량 등산객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