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봄까치꽃
내 안에 핀 꽃 2009/04/14 23:30 콩나물대제국<민들레>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민들레'라 불렀다.
여기 저기 민들레란 이름에 담긴 뜻을 찾아보았지만 믿을만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오랜만에...해봐야겠다.
뭘?
<민들레>
민 [접사][옛말]
‘미리 치른’ 또는 ‘미리 데려온’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민 [접사]
‘꾸미거나 딸린 것이 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그것이 없음’ 또는 ‘그것이 없는 것’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민'이 들어간 꽃이름이 꽤나 많다.
민눈양지꽃, 민둥뫼제비꽃, 민솜방망이, 민청가시덩쿨 등이 있다.
대체로 '민'이란 접두사가 붙는 경우는 대부분 어떤 일을 할 때 일의 주체가 아닌 곁따르는 노릇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아무런 꾸밈이나 덧붙어 딸린 것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민들레'의 민은 아무리 생각해도 꾸밈이 없다던가 덧붙어 딸렸다던가 하는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같은 생각을 할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니, 민들레의 '민'은 '미리 치른', '미리 데려온'의 뜻이 더 잘 어울린다.
봄을 미리 데려왔다고 생각해보니 노란 민들레꽃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들레'다.
들레
[명사]‘들러리’의 잘못.
사전을 찾아보니 이것 뿐이다.
들러리라면 어떤 일을 할 때 일의 주체가 아닌 곁따르는 노릇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어디를 봐서 민들레가 들러리와 어울린단 말인가? 얼토당토 않다.
어느 불로그에 이렇게 써 있었다.
'달래'라는 식물의 상대되는 뜻을 가진 식물을 '민달래'라고 하는데, 이 말이 변한 것이 '민들레'이다. *^_*
끝에 멋적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민들레와 달래와의 유사점을 찾으려 애를 써봤지만 오히려 아니란 생각만 하게 된다.
출처도 없고, 그럴 듯한 논증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민들레는...들에 봄을 미리 데려온 꽃이다.
아니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
<민들레>
봄이 되면 봄 소식을 전해주는 꽃들 중에 민들레도 한 몫 단단히 한다.
볕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피어난 노란 민들레는 내노라 하는 동양의 양귀비, 서양의 클레오파트라에 못지 않을 매력을 발산하며 꽃을 찾아 팔랑이는 나비를 유혹하기에 여념이 없다.
<민들레>
노란 민들레의 팬이 되어버린 봄까치꽃들의 아우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봄까치꽃>
봄까치꽃은 보통 개불알풀꽃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열매의 모양이 그것과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어디서 보았는지,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못다 이룬 사랑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파리한 남빛 진한 봄까치꽃의 사랑도 얼른 제짝을 만나 따스한 봄날 야외 결혼식을 치를 날을 기다려본다.
팬이 생기면 귀찮을때도 있답니다.
왜 새글이 안올라오나 기다렸습니다.^^
들에 봄을 미리 데리고 온 꽃, 민들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논두렁에서 봄까치꽃을 보고 이름을 몰라 궁금했었는데 이제 확실하게 알겠습니다.
봄이 오길 무척이나 기다렸는데, 막상 닥치니 바쁜 일도 같이 오는군요.
그래도 짬짬이 시간내서 꽃구경 다녀보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나라꽃이 민들레면 어떨가 생각 해본적이 있습니다.
생명력 강하고 밟혀도 밟혀도 또 살아나고
상처나고 곪는 곳을 낫게 하는 약효가 있는 민들레가 꼭 우리민족 같아서요.^^
민들레가 우리나라 꽃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밟지 못하는 그런 꽃이었으면 더 좋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민초(民草)가 곧 민들레지요.
그만큼 우리 선인들도 민들레의 생명력과 자생력을 인정했다는 뜻이겠지요.
민들레 해석에 한 표를 던집니다.
콩나물님의 꽃이름 풀이가 나날이 묵향을 풍깁니다.^^
민들레가 민초라곤 하지만...
밟히고 밟혀도 또 살아나는 생명력...좋은 말인 것 같으면서도 웬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태평성대의 민초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