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얼레지
내 안에 핀 꽃 2009/04/28 17:52 콩나물대제국<노루귀>
노루귀...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 싶어 안달이 났었던 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노루귀이다.
긴 겨울 봄을 기다리며 꽃 소식이 올라오길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릴 때 늘 앞다투어 올라오는 꽃이어서 꼭 보고 싶어 가까운 산 기슭을 여기 저기 기웃거려 보았지만 쉽게 만나지 못했다.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다 특히나 눈이 녹지 않은 겨울산은 겁부터 내던 때여서 더더욱 그랬다.
어느 날인가 산을 오르며 꽃을 찾던 중 특이하게 생긴 꽃잎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와서 찾아보니 그게 바로 노루귀 잎이라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까마득한 날을 기다려야한다는 것보다 내년 봄에는 노루귀 꽃을 볼 수 있을거란 희망이 샘솟았다.
그런데, 다음 해 봄 그 노루귀가 있던 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입산금지' 팻말이 앞을 가로 막았다.
그래, 너무 쉽게 만나면 쉽게 싫증이 날거야.
그리움으로 배고파봐야 고마움이 더 진하게 전해지겠지...
위로인지, 위안인지, 혼자만의 독백을 중얼거리며 또 한해가 지나갔다.
<노루귀>
산에 오를 때마다 근처 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 많은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천상의 화원이란 표현이 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아마 이런 재미로 산에 오르나 보다.
<노루귀>
그러고 보니 한창 때 하늘색계통이나 파랑색 계통의 옷을 주로 입었던 것 같다.
청바지를 즐겨입던 시절이 있었는데, 청바지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청자켓을 입고 다닌 기억도 난다.
또, '스즈키'라고 했던가?
어깨까지 멜빵을 걸어 입던 청바지도 있었는데 요즘은 구경하기 힘든 것 같다.
<노루귀>
노루귀 새잎에 난 보송보송한 털이 진짜 노루 귀 뒤에 난 털처럼 보이시나요?
사방을 조심스레 경계하는 엄마 노루귀의 잔잔한 움직임이 느껴지나요?
<노루귀>
솜털 보송보송한 노루귀 잎, 앙증맞고 오동통한 노루귀 초록 잎까지도 내겐 엔돌핀을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다.
<얼레지>
같이 산을 오르는 분께선 이 얼레지만 보면 흥분을 한다.
이 꽃이 말이야~ 바람난 처자야~ 왜냐구? 치마를 훌러덩 위로 올렸잖아~ 틀림없이 바람났어~
얼레지는 얼핏 들으면 '알레르기'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얼레지는 순수한 우리말 '어루러기'가 변형된 말이다.
얼룩덜룩한 잎의 무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얼레지꽃의 화려함은 꽃 안쪽으로 역광을 받아 투명한듯 새겨진 화려한 무늬를 보여줄 때가 절정이다.
그런데, 대부분 꽃이 아래쪽을 보고 있어 쉽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아름다움 뒤에 간직한 도도함이 매혹적인 얼레지꽃이다.
<얼레지>
우와~!
가랑잎 사이 환상의 보라빛 색깔로 피어난 노루귀꽃~!
노루귀에 뒤질세라 학처럼 쭉뻗은 꽃대위에
화려한 무늬까지 과감하게 노출하며 전혀 부끄럼없이
활짝 피어난 고고한 얼레지꽃~!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꼭 보고싶은 꽃들이거든요
노루귀 얼레지꽃에 반해 잠시 멍합니다.
우쒸~ 왜 나보다 이쁜것이얏..ㅎㅎ
노루귀꽃이 아무리 예뻐봐짜 아이비님에게 비할까요?
꽃을 좋아하시는 아이비님의 마음도 꽃처럼 예쁠 것 같습니다.
아, 얼레지의 뒷모습이 이렇게 아름답군요.
노루귀에 대한 두두지님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노루귀...
엄마 노루귀의 잔잔한 움직임과 아기 노루귀의 천진한 모습이 보입니다.
기웃 기웃...
며칠동안 두두지님의 꽃 사진과 글 보는 재미가 사라져서
통 재미가 없습니다.
휴가가 길었나봅니다.
꽃구경 시켜드려야하는데 컴터 앞에 앉을 시간을 주지 않는군요.
청노루귀의 모습은 정말 오묘합니다.
얼레지가 얼룩 때문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됩니다.
그런데 왜 산에서 저런 꽃들을 만난 기억이 없는지...
같이 산에 다니는 분들도 꽃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줘야 그제서야 꽃을 보고 예쁘다는 말씀을 하신답니다.
늘 가까이 있는 것들도 필요에 의해 부각되는 일이야 세상사 이치인듯 합니다.
꽃구경 하려면 저는 이리로 옵니다.
여전하시군요^^^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나이 먹은 태를 들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