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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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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나리

내 안에 핀 꽃 2007/07/13 08:18 두두지

<하늘말나리>

긴 목선이 매력적인 하늘 말나리가 도도하게 얼굴을 세우고, 바람에 날려 갈듯 짧은 나노 미니스커트 차려 입고, 곧게 뻗은 다리 각선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또각또각 발걸음 소리가 들릴 듯 합니다.

싱글이 외로웠는지 아직 채 여물지도 않은 어린 하늘말나리가 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군요.
요즘 연상 커플도 많다고 하더니 하늘말나리들도 유행에 민감한가봅니다.

......

하늘말나리...

하늘 : 하늘을 향해 보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고 있지 않고 옆을 보고 있으면 그냥 말나리입니다.
말    : 키가 크다는 뜻이겠지요?
        하늘을 보고 있는데 잎이 아주 가늘고 갸날프면 '말'빼고 '하늘나리'라고 합니다.

<하늘말나리>

커플 두 쌍이 한낮의 데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키가 조금 큰꽃이 남자 하늘말나리인것 같군요.
그래도 남자라고 바깥 쪽에서 여자친구 둘을 보디가드 해주는 품새가 싹수가 있어보입니다.
저 정도이면 잘 어울리는 파트너겠지요?
혹시 압니까?
나중엔 동반자가 되어 있을지?...^^*

<참나리>

참나리...

들국화라는 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들에 핀 국화를 들국화라고 한다는 것은 이제 다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나리'라는 꽃도 역시 없답니다.

참나리, 땅나리, 털중나리, 말나리, 솔나리, 하늘나리 등을 통칭해서 '나리'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나리'라고 하면 보통 '참나리'를 말합니다.

참나리꽃은 화단과 화분에 많이 심는 품종이어서 쉽게 볼 수 있지요.
결정적으로 참나리는 줄기에서 잎이 나오는 부분에 검은 콩같은 주아가 열립니다.
주아를 따다 심으면 싹이 난답니다.
그렇다고 주인 몰래 따오면 안되겠죠?

<털중나리>

털중나리...

하늘말나리에게 있는 치마같은 잎이 없으면 '중나리'입니다.
그리고 줄기에 털이 있으면 '털중나리'라고 합니다.

하늘을 붙이지 않는것으로 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진 않겠지요?
슬그머니 곁눈질하듯 옆을 바라보는 새침데기 나리꽃이지요.

당연히 검은색 주아도 없습니다.

<땅나리>

하늘도 안바라보고, 옆도 안바라보면 어딜보게 될까요?
'땅'뿐이겠죠? 땅나리라고 합니다.

<흰솔나리>
<뻐꾹나리>
흰솔나리와 뻐꾹나리...

잎이 솔잎처럼 가늘다고 솔나리라고 하는데 연분홍색입니다.
흰색이 많이 들어가 있는 솔나리는 '흰솔나리'라고 하면 되겠지요?

뻐꾹이 앞 가슴 소개해드렸었지요?
http://blog.ohmynews.com/dudu/139897

뻐꾹나리의 점 무늬가 뻐꾹이 앞가슴에 있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솔나리와 뻐꾹나리는 나리꽃중에 내노라 하는 얼짱 나리꽃이랍니다.

<미나리>
<개나리>
속지마세요~
요즘 짝퉁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지요?
나리라고 다 같은 나리가 아니랍니다.
파릇파릇 상큼한 향이 좋은 미나리는 자기가 더 아름답다고 '美'를 이마에 붙이고 있군요.
이른 봄 강언덕과 산 모퉁이를 노랗게 물들였던 개나리도 뻣뻣한 나무줄기를 어떻게든 가늘게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 하늘하늘 나리꽃의 가는 허리가 몹시도 부러웠나봅니다.

미나리는 '산형과/미나리속'이구요, 개나리는 '물푸레나무과/개나리속'입니다.
나리는?
오리지날 '백합과/백합속'이랍니다.
짝퉁 조심하세요~ ☜ 감기 조심하세요~(감기약 선전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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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고 2007/07/12 22:14

    하늘 말나리... 사진도 좋지만 글을 읽다가 웃었습니다.
    재미있어요~

    • 두두지 2007/07/12 22:19

      읽어주시고, 웃어주시고, 재미있다고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프라우고님...
      쉬시라고 했더니 그새 여길 오셨네요...^^*

  2. 지시랑 2007/07/13 01:33

    ㅎㅎ 정말 절묘한 설명임다~
    데굴데굴 뒤집어져여...

    어릴 땐 '나리=백합'이란 공식으로만 알았는데
    이넘의 집안도 꽤나 복잡다단하져...?

    '病的'인 것에 목매던 사춘기 소녀땐,
    새하얀 백합 흐드러지게 꽂힌 병실에서
    아스라히 저무는 인생이고잡다아~~~~~~~~ 했다져? ㅎㅎ

    • 두두지 2007/07/13 08:25

      사춘기 소년땐,
      새하얀 백합 흐드러지게 꽃힌 병실에서...힘도 없게 생긴, 연약하게만 생긴, ...... 소년...
      이삔...^^* 소녀들은 다 거기에 있었답니다.
      사춘기 소년은 아프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나이가 나니인지라 몸이 말을 안듣더군요.

  3. blue 2007/07/13 21:50

    나리의 종류도 장난아니게 많슴다.
    참나리의 탈듯한 주황색이 무지 열정적으로 보이는가 하면
    횐솔나리와 뻐꾹나리는 차분한 듯하면서 무지 쉑시하게 보임다...

    듣고보니 개나리도 나리요 미나리도 나리로군요...
    첨 알아차렸슴다 ㅋㅋㅋ^^

    • 두두지 2007/07/14 09:53

      나리꽃의 유혹이 한창입니다.
      그 많은 나리꽃을 다 볼 수는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정말 나리꽃 많습니다.
      그래도 나리중에 으뜸은 '이대근'이 부르는 나리~겠죠?...^^*

  4. 돛과닻 2007/07/15 16:24

    제가 아기산에서 만난 꽃이 참나리였군요. 주아, 아마 <기둥 주(柱), 싹 아(芽)>자로 쓰지 않나 싶은데, 끝에 검은 색 길죽한 부분이 있더군요.
    나리 항렬은 같은데, 미나리와 개나리는 족보가 다르네요.

    아주 감각적인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아마 꽃에 대한 애정이 그런 상상력까지 길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말에 산에 올랐더니 늦은 댓글입니다.

    • 콩나물대제국 2007/07/16 08:18

      주말에 시간이 나셨나 봅니다.
      이번 주엔 일이 있어 토요일, 일요일이 없었습니다.
      주말 나들이를 못한 것이 또 아쉬움으로 밀려옵니다.
      내일은 근처 산에 오를 생각입니다.
      산에 다녀오신 흔적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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