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칭개
내 안에 핀 꽃 2007/06/16 11:13 두두지<지칭개>
어느새 이렇게 키가 컸나봅니다.
이른 봄 작은 꽃잎 한장 두장 올려놓고 따사로운 봄나들이 발걸음을 맞이해주던 지칭개나물의 앳띤 모습은 어딜가고, 드넓은 풀밭 한가운데 우뚝 모습이 마치 길거리 농구팀의 장신 센터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쌉쌀한 맛이 나는 나물로 대표적인 것이 씀바귀, 고들빼기인데 쓰기로는 지칭개나물도 한 몫 단단히 하지요.
<지칭개>
지칭개나물 한 개만 뜯어와도 냉이 열 개 캔것보다 많아서 금방 바구니가 차버렸지요.
얼른 뜯어 바구니만 채우고 놀고 싶은 어린 마음에 엄니 허리 휘는 것은 생각도 안했답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말없이 빙그레 웃던 엄니 모습이 그립습니다.
가끔 그 때가 생각나 걸음마저도 불편하신 엄니 손잡고 냉이 뜯으러 가자고 졸라대곤한답니다.
장성한 아들이 풀밭에 앉아 냉이를 뜯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니의 그윽한 눈길에 눈시울이 붉어져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이젠 씁쓸한 지칭개나물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상큼한 냉이만 잘 골라 바구니에 담았답니다.
좋아하시는 냉이국 드시고 옛날 입맛이라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칭개> | <지칭개> |
참 특이한 이름입니다.
그 의미가 몹시도 궁금하지만 이름에 대해 아무 것도 언급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었답니다.
돛과닻님 댓글을 보고난 후 마음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정확한 근거가 아닌 제 생각만을 적어봅니다.
참고 1. 지칭개 : 한방에서 사용하던 이호채(泥胡菜, 끈적거리는 풀 나물)에서 유래한 것
이호채에 대한 향명을 다시 한자로 차용하는 과정에서 즈츰개==>지칭개로 변화한 말
참고 2. 야고마(野苦麻)라고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호채(泥胡菜)라고 부릅니다.
참고 3. 칭개 - 층계 : 계단을 의미하는 영양지방 방언
생각 1. 이호채 : 泥(진흙 이)-땅 위에 피는, 胡(오랑캐 호)-북쪽에서 유래된, 菜(나물 채)-나물
생각 2. 땅 지(地)=진흙(泥), 어릴 때 잎이 층계모양이어서 땅지+층계모양 => 지층계 => 지츰개 => 지칭개
생각 3. 지칭개 모양이 땅(地) 위에 빈대떡 부쳐놓은 모양(부침개)이어서 땅(지)부침개 => 지칭개
결론) 참고 사항들을 곰곰히 살펴보았지만 정확한 참고사항으로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생각은 또한 그냥 생각일 뿐입니다.
지칭개...
이번에는 이름풀이를 따로 하지 않으셨네요.
대체로 풀꽃들의 이름이 다 그렇지만 아주 민중적인 이름 같습니다.
<-개>는 사전에 <'사람' 또는 간단한 '도구'의 뜻을 더하고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나와 있습니다. <오줌싸개/코흘리개> 따위로 쓰이지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였다면 하찮은 풀꽃도 공존의 대상으로 생각한 우리 선인들의 생각이 듬뿍 배인 셈이겠습니다...
뜻풀이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하지 못했답니다.
그래도 그냥 제 생각은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에 올려진 내용들이 혹여나 잘못된 판단에 사용될까 우려가 되어서 많이 망설여지지만 그냥 올려봅니다.
혹 어원이나 유래를 알게 되시면 도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살던 고향에는 참 지천이던 풀인데 이름은 이제서야 배우네요.
그래서 지칭갤까요?^^
봄철 새순 날때 지칭개 나물 뜯어서 쓴물좀 빼내고 나물로 무쳐먹거나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입맛을 돋게 만들던 그 지칭개랍니다.
드셔보셨을것 같은데요~
앗, 이 들꽃도 봤어요, 지칭개군요.
정말 두두지님 덕분에 따로 꽃 사전 안 찾아봐도 되겠어요.
놓쳤던 것도 잘 찾아보면 여기 다 있을 듯, 고마와요.
키가 멀쑥하게 커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지요.
봄에도 다른 봄나물보다 훨씬 넓적하게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지칭개가 아마도 드러내길 좋아하나봐요.
탤런트 끼가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