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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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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타리

내 안에 핀 꽃 2007/06/11 12:08 두두지

<금마타리>

금마타리...

모처럼 도봉산 만장봉을 올랐습니다.
올라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손가락안에 드는 대도시인 서울인데도 시내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산이 몇 개씩이나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오르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맑은 계곡 물 소리, 한 낮 뜨거운 태양아래에서도 서늘함을 느낄 정도로 녹음 짙은 숲길, 입구에 가득 찬 수 많은 등산객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수 많은 등산로, 길 옆을 따라 피어 있는 수 많은 야생화며 수목들이 서울의 뜨거운 열정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기암괴석 사이로 피어난 금마타리의 노란 유혹이 대단하군요.
암벽등반용 등산화를 신은 것도 아니고, 쟈일을 허리에 차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리엔 헬멧을 쓰고 주머니엔 초크백을 넣어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암벽등반 베테랑의 발길마저도 닿지 못할 험한 바위 틈에 집을 짓고 살고 있는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금마타리>

금마타리...

마타리에 금까지 붙여놓았으니 마타리 중에선 인물이 제일 뛰어난 것 은 당연하겠지요?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금마타리입니다.

꽃 이름에 대한 정확한 어원이나 유래의 근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주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유력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타리  [명사][방언] ‘갈기’의 방언(평북).
        갈기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마(馬) 타리 ☞ 말의 갈기가 되겠지요?

        말(큰) 타리 ☞ '말'은 크다는 뜻입니다. 큰 갈기를 가졌을까요?

        금(金) + 마(馬)타리 ☞ 노란색 꽃에 많이 사용된답니다.

        금(錦) + 마(馬)타리 ☞ 화려하고 예쁘장한 꽃에 많이 사용된답니다.

하나만 골라달라구요? 쪽집게로 꼭 찝어 말해달라구요?
그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냥 여러가지 '說' 중에서 하나 골라봤습니다.

도봉산이 아니더라도 기암절벽 사이에 피어 살랑이는 산바람에 금빛 꽃잎을 흩날리며 유혹하는 금마타리를 한번이라도 보시고 와보세요.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나훈아가 불렀던가요?
이 대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지만 한번 보고 오면 제가 왜 이러는지 금방알게 될겁니다.

<금마타리>
<금마타리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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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언니 2007/06/11 13:26

    화려하고 예쁘장한 꽃에 한표~
    자일도 등산화도 없이 그 험한 바위틈에 자리잡았다면 분명 화려하고 예쁘겠죠?
    인간이란 생물은 예쁘고 화려한 것을 그냥 바라보는 것으론 만족을 못하니... ㅎ ㅎ
    (실은 사진으로 본 금마타리 무척 화려하고 예쁩니다.^^)

    • 두두지 2007/06/12 07:51

      화려한 꽃으로는 중국의 꽃들이 더 화려하다고 들었답니다.
      사실 많이 궁금하긴하지만 보여달라 떼쓰진 못한답니다.
      바쁜 공장일 와중에도 짬을 내셔서 가끔 하나씩은 보여주실거라 믿습니다.

  2. 돛과닻 2007/06/11 13:52

    눈부시게 화려한 꽃이군요.
    꽃술(맞나 몰라...)을 길쭉하게 뻗은 모습이 그 화려함에 어울리고,
    게다가 방자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진노랑빛...
    역시 화려하고 예쁜 꽃에 표를 주어야겠습니다.
    험한 바위틈에 핀 것을 발견한 사람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 두두지 2007/06/12 07:55

      구름 사이로, 짙은 청록잎 사이로 빛이 들어와 금마타리 노란 꽃위에 내려 앉아 바람결에 흩날리면 그 황홀한 비상은 하늘의 선녀가 선무를 추고 있는 듯 하답니다.
      산에 오르고 있었다는 것도 잠시 잊은 채 그저 멍하니 아무 생각도 못한답니다.
      옆구리 찔러 재촉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아직도 내려오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3. 지시랑 2007/06/11 22:59

    예전에 마타리란 넘을 첨 보곤 '마타하리'가 연상되어
    닉을 이넘으로 바꾸까...농담했던 적 있어여 ㅎㅎ.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패장'이 있는데
    뜻이 궁금해 이리저리 공부한 흔적, 쪼매 길지만 여기다 옮겨볼게여.

    ...

    마타하리가 연상되어 일어사전을 뒤적였지만 없군요.
    국어사전엔 이런 뜻풀이만...

    패장(敗醬) : 마타리. 여랑화(女郞花).
    여랑(女郞) : 남자와 같은 재주나 기질을 가진 여자.

    '패장'의 패(敗)는 썩을 패, '장(醬)'은 된장, 간장...의 장입니다.
    이유미님의 책에 이런 설명이 있네요.
    "한자로는 뿌리에서 콩 썩는 냄새가 난다 하여 패장(敗醬)이라고도 하고,
    들판에 피는 노란색 꽃이라 하여 야황화, 황화용아, 야근,
    여랑화 등으로 부른다."

    검색하다 '여랑화'에 관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얼마 전 일본 연구진이 인체에 치명적인 에이즈바이러스(HIV) 함유 단백질을
    세포핵 내부에 가두어 퇴치할 수 있는 신 물질을
    한국과 일본에 자생하는 다년생 약초인 여랑화(마타리과)에서 찾아내는 쾌거를
    올렸다는 일본 신문의 보도가 국내 신문에 전재됐다.'

    '벤처 CEO가 쓴 소설 '여랑화'를 연재합니다.
    이 소설을 보내온 분은 한 벤처기업의 대표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여랑화'는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물질로 알려지고 있는 식물입니다.
    소설에서는 항균성 식물로 묘사되고 있으며
    극 전개상 중요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일본 최고의 서정시 모음집 '만엽집'이란 책이 있어요.
    그 내용에 여랑화를 소개한 부분.

    手にとれば유さへにあふ女郞花この白露に散らまく惜しも.

    여랑화는 <Dminaeshi>로 발음하는데 이 글자 이외에도
    랑자부서, 의억, 희부사, 마부지, 가인부위,
    미인부사, 여랑화, 평미나폐지 등으로 쓰이고 있다.
    가엽집에서는 12수에 실려 있다.
    우리 말 이름은 마타리라고 하는데
    아마 식물분류학을 전공하는 사람 이외에는
    이 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꽃이 우리들 산야에서 희소한 것은 아니다.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온 산을 덮을 정도로
    샛노란 좁쌀 모양의 작은 꽃이 우산대를 편 것같이
    가늘고 긴 줄기 위에서 피기 시작한다.
    우리 시조문학에 있어서는
    그냥 秋草란 어구로서 가을풀을 노래한 것은 있으나
    그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식물의 종류까지 파고든 것은 거의 없다.
    이 여랑화는 일본 문학에선 아주 총애를 받고 있는 식물이며
    산상억양의 세칭 가을의 7초(草)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能-Nou의 가곡에도 男山-Otokoyama의 여랑화에 대한 유래를
    테마로 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황순원의 '소나기' 한 구절...
    '마타리를 꺾어서 우산처럼 들었다'

    ...

    금마타리는 아직 만나질 몬했어여.
    일케 화려하고 멋지다이...
    서울로 뛰올라가까봐여...ㅎㅎ

    • 두두지 2007/06/12 08:01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긴합니다.
      솔직히...다른 몇가지가 있긴한데 금마타리에게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애써 무시하고 있답니다.
      패장도 그렇고 여장도 그렇고~ 마타하리도 영 어색하고~
      그냥 말(큰) 타리(갈기) => 마타리 <= 말(마) 타리(갈기) ... 그나마 요거만 맘에 듭니다.

  4. 각골명심 2007/06/11 23:57

    이렇게 식물이름 잘 아시는 분들보면 신기합니다.
    위에 지시랑님은 박사수준^^
    우산으로 쓸만큼 크지도 않네요모...호박잎이 훨 낫겠따 ㅋㅋㅋ

    • 두두지 2007/06/12 08:03

      황순원의 '소나기' 한 구절에...
      '마타리를 꺽어서 우산처럼 들었다' 이런 구절이 있었나요?
      교과서에 나온 '소나기'라서 읽지 않을 수도 없었을텐데...새롭군요.
      그나저나 감기 걸릴만했군요.
      마타리로 우산을 썼으니 다 젖을 수 밖에요~

  5. 해를그리며 2007/06/12 14:22

    들꽃들 이름 챙기시는 것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름 챙기며 기억하고 있는게 만만한 일은 아닐테니 말이에요
    마타리꽃에 비치는 햇살.. 보기 좋습니다. 이뻐요 ㅎ

    • 두두지 2007/06/12 15:25

      제가 아직도 빛을 다루는 솜씨가 젬뱅이랍니다.
      빛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도 별로 없고, 진득하지도 못해서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해를그리며님이 보기 좋다고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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