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취
내 안에 핀 꽃 2006/10/30 22:45 두두지
<수리취> |
따뜻한 봄날... 한잎 두잎 올라오는 취나물 뜯어 무쳐먹으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도 돌아오지요. 입안 가득 쌉쌀하면서도 그 잊지못할 취나물 특유의 향기가 미각을 자극합니다. 그랬던 취나물이...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연상케하는 거친 수염으로 얼굴을 덮고 힘찬 기세를 내뿜고 있네요. 그 작고 귀엽던 모습은 어딜가고 훤칠한 키에 우뚝 솟아 아래를 내려다 보는 품새가 제법입니다. 수리취 장군을 따르는 풀잎 장졸들의 우렁찬 고함소리가 가을 바람소리가되어 귓전을 울립니다. 그래도 잊지말아라. 어릴적엔 너 내 반찬이었단다. ...... 어린 잎을 떡에 넣어 먹는다는데, 단오의 절식(節食)인 수리취절편이 유명하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못먹어 봤습니다. 쑥 넣은 송편이나 절편은 먹어봤지만, 수리취절편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쑥 뜯어 푹삼아내어 두 주먹사이에 한 주먹씩 쥐고 있는 힘 다해 물기 쏙 빼고 고운 쌀 불려 떡방아간으로 걸어갈 땐 왠지모를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아마 수리취절편도 쑥떡 만드는 방법과 비슷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맛은 아직 잘 모르지만 아마도 술에 취한듯~ 수리취->술이취->술에취 ...... 내맘대로 해석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야생에서 수리취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떡에 넣어서 수리취절편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이 수리취를 채취해야할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쓰고나니깐 머쓱해지네요. 저 숲길걸으면서 취나물 많이 뜯어다 가져다 주곤했는데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판단이 잘 안되네요. 갈수록 야생의 터전은 좁아지고 멸종되어가는 식물들과 동물들...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보면 볼수록 정이가고 예쁘지만 그저 내년에는 더 크게 더 많이 퍼져 자랐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가끔 노루도 만나고 산토끼, 너구리, 다람쥐, 청솔모도 만나고 그런답니다. 그런데 제가 조금 무섭게 생겼나봅니다. 저를 보면 다들 도망가기 바쁩니다. 그래도 청솔모 녀석은 눈 똥그랗게 뜨고 도망가지도 않고 째려봅니다. 귀엽게 생긴 녀석이 그래도 한성깔합니다. 청솔모가 떨어뜨린 잣송이벌려 잣을 빼내려고 하면 제 밥 빼앗아 먹는다고 난리가 아닙니다. 도토리며 밤, 잣, 솔방울 겨울을 지낼 식량을 사람들이 남기지 않고 주워가서 야생동물들의 겨울 식량난이 견디기 힘들정도라고 하는군요. 솔직히 메이드인 차이나 도토리가루로 묵을 쒀 먹어봤는데 맛은 제철 도토리 주워만든 우리 도토리묵 맛을 따라갈 수는 없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콩 한쪽도 나눠먹으라고 그랬는데... 야생동물들이 먹을 도토리는 남겨두었으면 합니다. |
<수리취> |
산길에 노루랑 너구리를 만난다니..놀라와요.
다람쥐랑 청솔모까진 만나본거 같은데 말이죠.
근데 수리취의 모습은 정말 의외예요.
취나물이라고 하면 금새 알겠는데
이름도 제대로 몰랐던듯 싶거든요~
암튼 야생동물 먹을 것은
정말 남겨둬야 할것 같아요.
그래야 애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죠~
이름있는 산 등산로에서는 다람쥐나 청솔모만 만나도 행운이지요.
그런데 이름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속 소로길을 한나절을 걸어도 사람 몇명 만나면 반가운 그런 곳도 많이 있어요.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 찾곤하는데...
요즘 그 길에 서 있을 때가 많아진것 같아요.
어린 취나물을 된장을 풀고 자박하게 끓이면 그 맛 참으로 끝내줍니다.. 에공.
이곳은 동북에서 공수되는 취나물이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고향 맛에는 훨씬 못미치지요..
그나저나 두두지님이 다니시는 산골은 어디래유?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 같은디 없는데 없어서.. 걍 궁금하네요. ㅎ ㅎ
봄에 한잎 두잎 나온 취나물 뜯어 나물해먹는게 제일인것 같아요.
마트에서 파는 취나물은 잎은 큰데도 향은 봄취나물에 못미치는것 같아요.
어디래유?...<- 왕언니님 충청도아줌이셨나봐유?
두두지도 충청도산인데유~ 수리취도 충청도꺼여유~
두두지님 가시는길에 뱀한마리만 잡아오서유
아유~ 정말 뜰기님 머릿속이 궁금해지네요~
뱀잡아다가 머하실려고? 뱀까지 키워보실려고? 아버님이 좋아하실려나?
우하하...설마?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