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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괴불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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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괴불주머니

내 안에 핀 꽃 2006/11/24 13:15 두두지


<눈괴불주머니>

아침을 나서며 옷깃을 여밉니다.
가을도 이제 깊은 시름에 빠져들고 싸늘한 아침공기에 발걸음마저 종종거리게 되는군요.
겨울문턱이 한걸음씩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옷깃을 세우고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귀마개 대신 이어폰을 꼽고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는 이 아침...
오늘따라 따뜻한 주머니속 손난로가 생각나네요.

주머니속 손난로는 없지만 깊숙한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괴불주머니를 보여드립니다.
지금 피는 꽃은 아니랍니다.
혹 찬바람부는 산속에서 꽃찾아 헤메이지 마세요.

눈괴불주머니라고요?
예쁜 눈을 닮았을까요? 끝에 살짝 까만 점이 눈동자일까요?
겨울 하늘에 내리는 눈을 닮았을까요? 겨울 눈하고는 좀 거리가 먼것 같기도 한데...

생각을 확~ 접어주세요.
괴불주머니는 덩굴형태로 퍼져서 피어 있어서 누워있는 괴불주머니랍니다.

누운 => 눈
차라리 누운괴불주머니로 그냥 두시지 헷갈렸잖아요~!







<산괴불주머니>

노란 산괴불주머니가 귀엽기도 합니다.
괴상하게 생긴 불상은 넣어두는 주머니일까?
불상을 왜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부처님 깜깜하고 답답하시겠다.
참 특이한 이름입니다.
괴물도 아니고 괴불이라니요~
여기 저기 찾아봅니다.
꽃 또는 열매 모양이 색 헝겊에 솜을 넣고 수를 놓아 예쁘게 만든 조그만 노리개를 괴불 주머니라고 하는데 한자를 보니까 괘불(掛佛)이로군요.
또 한번 궁시렁거려봅니다.

괘불 => 괴불
차라리 그냥 괘불주머니라고 그냥 두시지 그랬어요~ 헷갈렸잖아요~!

괘불 즉 괘불탱은 사찰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교그림을 이야기합니다. 절에서 사용하는 불상대신에 걸어 놓을 수 있게 만든 불상이 그려진 괘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불상은 이동성이 없기 때문에 야외에서 불법을 전파할때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 괘불에는 복장주머니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그 주머니에서 따온 것 같습니다.



<염주괴불주머니>

점점 갈수록 뽀얀 피부를 자랑합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선탠하고 있는, 해변가도 아닌, 그렇다고 수영장도 아닌 곳, 테라스에 비치파라솔 밑에 엎드려 누워있는 S라인 아가씨의 모습이 왜 떠오르는 것일까요?
혼자 선탠하기는 쑥스러우니까 우르르 몰려나와 있군요.
어째 목욕하고 있는 선녀를 훔쳐보다 들킨 느낌이 드네요...^^*
염주괴불주머니라고 합니다. 열매가 염주처럼 동글동글한 것이 줄지어 달려있지요.
천주교 다니시는 분들은 묵주를 생각하시면 되겠죠?
보석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주 목걸이?

......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낙엽 떨어지는 숲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 호주머니 안엔 제 손을 꼭잡고 놓아주지 않는 또 하나의 손이 있어 행복합니다.
정말 귀엽고 깜찍스럽고 사랑스러운 꼬옥 잡아주고 싶은...사랑하는 사람의 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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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4 15:40

    괴불주머니 사진 되게 잘찍으셨어요~두두지님!
    특히 S라인 강추입니다!!
    염주괴불주머니 넘 예뻐요.
    겨울인것 같은데 아직 꽃을 볼수 있다니..
    넘 좋아요.

    • 두두지 2006/11/24 15:50

      요즘 찍은 꽃사진은 아니구요. 전에 찍어두었던 거랍니다.
      자주는 못올리겠지만 그래도 가끔 꽃사진보며 따뜻한 느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앤님보다는 훠~얼~ 안이쁜 S라인 아가씨였었답니다...^^*

  2. 해를그리며 2006/11/24 18:53

    꽃 보자 마자 '오.. 꽃 이쁘네.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도 피는 꽃이 있나보네, 어디지.. 사진 찍으러 가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지금 피는 꽃이 아니라네요.
    꽃 피는 계절이 오면 이쁘게 담아봐야겠습니다.

    • 두두지 2006/11/24 19:27

      요즘은 산길 걷다가도 옷깃을 여밉니다.
      간혹 때늦게 피어난 꽃이 있다해도 그저 안스러운 마음뿐입니다.
      땅바닥에 엎드려 포근하게 감싸주고 싶어도...
      보나마다 미쳤다고 할까봐 그리하지도 못하고 애만 태웁니다.
      꽃 피는 봄이 벌써 그리워지니 큰일입니다.

  3. 왕언니 2006/11/24 21:24

    눈괴불주머니라고 해서 저도 눈속에 피는 꽃인가 생각했더라지요..^^
    매번 어쩌면 그리도 꽃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엮어내시는지..
    꽃에 대한 두두지님의 열정이 눈에 선합니다.

    • 두두지 2006/11/24 22:19

      아마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것 같아요.
      재미있게 생각해 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먼곳에 계셔서 건강이 항상 걱정됩니다.
      일에만 전념하지 마시고 건강도 늘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4. 해목아빠 2006/11/24 22:37

    괴불주머니, 고향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아도 반갑습니다.

    • 두두지 2006/11/25 09:05

      젤 위에 있는 눈괴불 주머니 사진도 제 고향에 있는 논두렁에 피어있던 거랍니다.
      고향 생각도 나고 따뜻한 인정 훈훈한 이야기도 그립고 그러네요.
      해목이네 사는 이야기 잘 보고 가끔 미소짓고 그러고 있답니다.

  5. gomuband 2006/11/25 09:26

    평소에 식물을 곱다는 마음으로만 보고 지나치던 제게...
    찬찬히 글로 풀어주시는 선물을 항상 주시는 두두지님...
    공부 잘 했습니다.
    괘불주머니...긴 그림을 넣어야하는 괘불주머니...^^

    • 두두지 2006/11/25 09:55

      학창시절 음악실기시험으로 노래 부르는데...
      세번이나 끌려 내려왔다는 전설적 음치인 제게 멋진 음악 소식을 전해주셔서...
      훈훈한 사는 이야기도 참 좋구요. 고맙습니다.

  6. 세요각시 2006/11/26 16:21

    잘 지내시죠?

    • 두두지 2006/11/28 19:51

      그럭저럭요~
      조류독감 안걸릴려고 종종걸음으로 다닌답니다...^^*
      세요각시님 요즘 뜸하시던데...좋은 일이겠죠?

  7. 강 춘 2006/11/26 20:48

    나로서는 이름모를 꽃들이지만
    참 아름답다 생각하고 돌아갑니다.^^

    • 두두지 2006/11/28 19:53

      잘 보면 늘 보던 꽃들이 참 많은데요.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꽃이 아름다워서라기보다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그런데 볼수록 예뻐지네요. 꽃이 아름답긴 아름다운가 봅니다.

  8. 보령인 2006/11/28 18:28

    정말 괘불주머니라 하는것이 좋을것 같네요
    읽어내려가며 왜이리 난 웃음이 나던지요, 항상 재미있게 글 써주시는
    김선생님의 재치에 늘 머리 숙인답니다

    • 두두지 2006/11/28 19:55

      그렇죠? '괘불' 그러면 금방 알겠는데...
      '눈괴불' 그러니까 잘 모르겠더라구요.
      무슨 눈괴물같기도하고 이름이 참 특이하단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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