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없어 몇일 째 카메라만 만지작 거리다 오늘은 큰 맘 먹고 무작정 시외버스를 타고 시외로 달려간다.
목적지도 없이 그냥 창밖을 보며 어디쯤 내릴까 주변을 살펴보며 꿈에 부풀었다.
배터리는 잘 챙겨왔는지 메모리 카드는 들어있는지 보고 또 보고 들뜬 기분에 흥에 겨워 마음도 함께 산으로 들로 달려 간다.
멀리 산이 어서 내게 오라 손짓하지만 눈길도 주지 못한다.
걸어서 다시 돌아와야 할 길이 너무나 멀어 보여서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럴땐 차가 없다는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호박꽃>
<오이꽃>
마을을 따라 가는 길에 꽤나 지붕이 높은 움막 같은 것이 있고 그 벽을 따라 노란 꽃이 피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수세미 꽃이려니 하고 지나쳐 몇발자욱 걸었을까? 아무래도 이상해서 발길을 돌려 자세히 바라보았다.
덩쿨이 벽을 따라 가득 메우고 있으니 땅 바닥을 기어다니는 참외는 아닐거고, 꽃 크기나 잎 모양이 호박도 분명 아니다. 순간 오이꽃이며, 하늘타리 등 덩쿨식물들 이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어느 것 하나 일치하는게 없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야~ 이거 못보던 거야.
처음 보는 꽃이잖아. 신이 났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어떤 것을 찍을까?
이쪽 저쪽 너도 한 컷 나도 한 컷 다양한 구도로 담았다.
보통은 한 두장 찍고 돌아서지만 날도 어두워져가는데다 삼각대도 없이 손각대로 받치고 찍어 촛점이 잘 맞는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같은 사진을 몇장 더 찍어왔다.
몇장이나 건질 수 있을까?
한 두장은 나오겠지 위안을 해본다.
왕과가 맛나게도 생겼습니다.
'왕의남자'하고 관련이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그 생각을 못했군요. 하나 따서 먹어볼껄...
'바삭~'하는 소리가 날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진짜 과자처럼 맛있으면 하나 따다 드릴께요~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