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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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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핀 꽃 2006/08/31 22:38 두두지

<왕과>

차가 없어 몇일 째 카메라만 만지작 거리다 오늘은 큰 맘 먹고 무작정 시외버스를 타고 시외로 달려간다.
목적지도 없이 그냥 창밖을 보며 어디쯤 내릴까 주변을 살펴보며 꿈에 부풀었다.
배터리는 잘 챙겨왔는지 메모리 카드는 들어있는지 보고 또 보고 들뜬 기분에 흥에 겨워 마음도 함께 산으로 들로 달려 간다.
멀리 산이 어서 내게 오라 손짓하지만 눈길도 주지 못한다.
걸어서 다시 돌아와야 할 길이 너무나 멀어 보여서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럴땐 차가 없다는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호박꽃>

<오이꽃>

마을을 따라 가는 길에 꽤나 지붕이 높은 움막 같은 것이 있고 그 벽을 따라 노란 꽃이 피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수세미 꽃이려니 하고 지나쳐 몇발자욱 걸었을까? 아무래도 이상해서 발길을 돌려 자세히 바라보았다.
덩쿨이 벽을 따라 가득 메우고 있으니 땅 바닥을 기어다니는 참외는 아닐거고, 꽃 크기나 잎 모양이 호박도 분명 아니다. 순간 오이꽃이며, 하늘타리 등 덩쿨식물들 이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어느 것 하나 일치하는게 없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야~ 이거 못보던 거야.
처음 보는 꽃이잖아. 신이 났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어떤 것을 찍을까?
이쪽 저쪽 너도 한 컷 나도 한 컷 다양한 구도로 담았다.
보통은 한 두장 찍고 돌아서지만 날도 어두워져가는데다 삼각대도 없이 손각대로 받치고 찍어 촛점이 잘 맞는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같은 사진을 몇장 더 찍어왔다.
몇장이나 건질 수 있을까?
한 두장은 나오겠지 위안을 해본다.

<참외꽃>

교외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산밑으로 마을 하나가 보인다.
마을 입구로 가는 길가를 따라 작은 야산을 몇 개 끼고 있고 마을 뒷쪽으로는 제법 높아 보이는 산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은 그 산 골짜기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찾고 싶은 들꽃이며 풀꽃 야생화들이 있어 보이고 그리 멀어 보이지도 않아  돌아올 길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 보인다.
또 마을로 가는 길을 따라 논농사를 짓고 있어 요즘 한창인 보풀이나 벗풀 종류를 찾을 수 있겠다 싶어 얼른 내려 마을로 향했다.
생각한데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느새 벼이삭이 피어 영글어가고 있는 논 가장자리로 보풀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어 신발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편안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또 요즘 한창인 쥐손이풀과 이질풀, 여뀌 등 담고 싶었던 여름 꽃들도 많이 피어 있어 발걸음이 가벼웠다.
논길이 끝나가고 마을 입구에 다다르니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당 주위로 돌담을 쌓은 집도 보이고 잔잔한 나무를 심어 담장을 한 집도 보인다.
집 옆으로는 상추며 부추, 고추 등 싱싱한 야채도 심어 놓고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따서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부러운 마음에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머물렀다.


<수세미꽃>

<왕과>

큰일났다.
정말 궁금해 미칠지경이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클럽에 문의하여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왕과'라고 한단다.
왕과? 왕이 먹는과자인가?
'왕과'는 있는데 '비'는 어디로 갔지?
꽃이 너무 소담스럽고 예뻐서 정신을 못차려서 '비'를 빼먹었나?
얼마전에 한창 줏가를 올리던 '왕의남자'하고는 아무 연관도 없겠지?
별별 생각이 다 스쳐지나간다.
어떤거 하나 확신이 가는 것도 없고 그리고 '왕과'라는데 열매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번 주말 쯤이면 열매가 맺혔겠지?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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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무(我無) 2006/09/01 08:45

    왕과가 맛나게도 생겼습니다.
    '왕의남자'하고 관련이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 두두지 2006/09/01 08:56

      아...그 생각을 못했군요. 하나 따서 먹어볼껄...
      '바삭~'하는 소리가 날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진짜 과자처럼 맛있으면 하나 따다 드릴께요~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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