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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초와 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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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초와 메꽃

내 안에 핀 꽃 2006/09/04 11:28 두두지

<유홍초>

일요일 아침...

출근도 안할거고 특별히 계획했던 일도 없다.
의무적으로 늦잠이라도 늘어지게 자야하는 일요일인데 오늘도 어김없이 일어나야할 시간에 일어나 서성인다. 한심한 느낌이 든다.
모닝콜도 울리지 않고 아침을 깨우는 소란함도 없는데 어김없이 내 몸은 알아서 맡은 일을 척척 해결하고 자랑스러운듯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혹여 식구들 깰까 리모콘만 만지작거리다 도로 놓고 베란다 밖 풍경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멀리 지하철이 지나간다.
하나~ 둘~ 셋~...... 열!  생활 상식 하나 알려드리지요. 지하철은 10칸씩 달고 다닙니다.
......
가방속 호구조사를 해보니 똑딱이 하나, 물병 하나, 엠피쓰리 하나가 들어있다. 참  단촐하기도 하다.
가게 앞에서 막 삶아낸 옥수수를 꺼내고 있다. 김이 모락 모락 올라오는게 또 지름신을 불러낸다. 2000원 질렀다. 하나는 외롭다고 짝을 지워주었다. 옆구리가 허전한 느낌에 그리운 얼굴을 그려본다.

자고 있겠지...

<유홍초>

<메꽃 변이종>

<메꽃 변이종>

출근길 나팔꽃 퍼레이드에 나오지 못했던 녀석들이랍니다.
유홍초 녀석은 얼마나 열받았는지 얼굴이 벌개져가지고 분을 못참고 혀를 내놓고 헐떡거리고 있군요.
아니 무슨 중요한 시상식 수상소감 발표한것도 아닌데 이름 안불러줬다고 저렇게까지 흥분해도 되는겁니까?

또 한 녀석은 정말 가관이네요.

입고 있던 옷이 분명 한벌로 되어 있는 원피스였었는데 얼마나 답답했는지 아예 가슴이 들어날 정도로 나팔을 불어대고 있네요.
나팔이 찢어져 펄렁거리는걸 알기나 하는지...
하는 짓이 너무 애처롭고 그 맘 이해는 가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니 출근할 수도 없잖아.
내일 출근하면 꼭 소개시켜줄께 좀 참아라.

약속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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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령인 2006/09/04 11:37

    항상 꽃과의 대화가 감동을 줍니다.
    전 유홍초를 볼때 늘 별 계급장이 예뻐보입니다.
    유홍초가 둘 오늘은 투스타를 본거이군요, 잘보고 갑니다

    • 두두지 2006/09/04 11:57

      소장진급을 축하드립니다...^^*
      꽃속에 담긴 별을 보고 있으면 어린 왕자가 된 기분...별꽃을 머리에 꽃으면 어떻게 될려나...
      손대면 아플까 차마 만지지도 못하고 보기만 한답니다.

  2. 요셉 2006/09/04 16:14

    글 표현이 재미있으시네요.

    • 두두지 2006/09/04 19:26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는 못들러도 가끔 들러 좋은 글 잘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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