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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에 대한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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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에 대한 열망

콩나물대제국 2006/07/24 21:57 두두지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세상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서울이라는 동네다.
출근길에도 구두에 흙하나 안묻히고 사무실까지 출근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그 구석 구석 꽃이며 풀을 찾아볼 수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어느 날인가 지나는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을 잘 알고 있었던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지나가던 아이가 내게 물어왔다.
'이 꽃 이름이 뭐에요?'
'응? 그거? 가만있자~ 그러니까~ 이게 머였더라?'
세상에! 난 아직도 내가 팔팔한줄 알았다.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간다.
남들이 말하는 똑딱이 카메라까지 장만해 주변에 피어있는 꽃을 찍고 이름을 찾아보며 나름대로 잊혀져가는 꽃 이름들을 다시 되새기며 새로운 꽃들의 이름까지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도 아쉬운건 바닷가에 피어나는 꽃들을 구경할 수 없었던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기회가 왔다.
채석강에서 하루밤을 묵는다는 것이다.
꿈에 부풀어 꿈속에서도 '갯'자만 머리속에서 뱅뱅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바닷가에서 피어난 꽃들은 대부분 이름에 '갯'자가 들어가서다.

저녁무렵 도착한 채석강은 이랬다.
비는 주룩~ 주룩~ 어두컴컴~ 빛도 없을 뿐더러 석양의 노을도 없었다.
내일은 갤려나?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와야지~

날이 밝았다. 이게 웬일이니? 해가 쨍하고 떠 있잖아? 역시 나는 행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야~
들 뜬 마음으로 채석강으로 향한다.
사실 채석강은 벌써 몇번 들러서 휴양도 하던 곳이라 그리 신비롭거나 그런 느낌은 별로 없었다.
단지 '갯'자에 대한 미련 때문에 발걸음을 서두를뿐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 물도 빠지고 신이났다.
허걱~
좋다 말았다.
밀물에 밀려 '갯'에 대한 내 열망이 떠내려 가버리는 순간이다.

허탈한 심정으로 터벅 터벅 숙소로 돌아오니 온천간다고 부산하다.
가까워서 걸어갈 수 있으려니 했는데 변산까지 가야 한단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 남들 두번 들랑거릴거 한번 들랑거리고 바다가 가까운 강언덕으로 나가본다.
그리고 사진 두장 달랑찍어와 올려놓고 우겨볼란다.

'갯장구채하고~ 갯미나리냉이야~'

솔직히 '갯' <- 이거 붙여도 되는지 안되는지 일부러 검색도 안해본다. 열받았다...^^*
돌아오는 길 내내 '갯' 타령만 했다.
같이 갔던 '야클 고수'는 한술 더떠 아무거나 찍어서 '갯'자 붙이란다.
그래도 고마운 고수는 그래도 고수라고 이것 저것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어서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그 고수 고수지만 직속 후배였다.

그래도 '갯'에 대한 열망이 내맘속에 있어 '아직은~'이란 생각이 들어 좋다.

기다려라~ "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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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나무 2006/07/25 09:44

    갯장구채....정말 장구채 같아요 털도 나있구 예쁘네요
    생각해 보니 갯 자 붙은거 저도 한번도 못찍어 봤네요
    막 우기셔도 모릅니다.

    • 두두지 2006/07/26 09:44

      어디 소나무님에게 우길 수 있겠습니까? 다음에 꼭! '갯' 들어가는 거 가져다 보여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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