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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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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채

내 안에 핀 꽃 2007/10/09 23:01 콩나물대제국

<장구채>

장구채...

장구...일종의 양면고(兩面鼓)로 허리가 가늘어 세요고(細腰鼓) 또는 장고(杖鼓)라고도 한다.

우리 나이 또래 뿐만이 아니라 요즘 신세대들까지도 아마 장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명절엔 꼭 시골에 내려가 어릴적 동네친구들과 막걸리 한잔에 징과 꽹가리, 북과 장고를 치며 동네 공터에서 한판 어울어져 흥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곤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잔 술에 흥이 나면 자연스레 어울어지고, 직접 나서지 않고 옆에서 듣기만 해도 흥에겨워 몸이며 어깨가 들썩이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지요.
추석이 지난 지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고향마을이 그리워집니다.

<장구채>
<장구채>
싱싱한 장구채 꽃을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더군요.
한쪽은 벌써 씨방이 맺혀 꽃잎이 말라있고, 또 한쪽에서는 싱싱한 꽃잎을 또 다시 피워내고...
구세대와 신세대의 어울어져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게마저 느껴지게 하는 장구채입니다.
부르럽고 깊은 소리를 내는 북편과 맑고 밝은 소리를 내는 채편이 어울어져 있는 장구의 모습을 잘 나타낸 것이 또 한번 우리 선조들의 가락과 감성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궁(글)채>
<열채>
장구를 치는 채가 장구채겠지요?
장구를 치는 채는 '궁(글)채'와 '열채'가 있는데 요모 조모 살펴보아도 장구채와 닮은 곳이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북'이나 '징'을 칠 때 사용하는 채가 장구채와 더 닮은 것 같습니다.
늘씬하고 날씬한 장구채의 모습을 투박한 징이나 북의 오동통함으로는 장구채의 수려한 모습을 표현하기는 많이 부족했었나봅니다.

<갯장구채>
<북채>
열정적인 빨간 꽃잎을 가진 갯장구채는 힘이 넘치는 북채를 닮았습니다.
채 끝에 달린 빨간 술이 북소리와 어울어져 춤을 추면 혼이라도 빼앗길까 걱정이 앞서는군요.

<징채>
<오랑캐장구채>
크고 새하얀 꽃잎을 가진 오랑캐장구채는 우직한 '징'의 깊은 울림을 닮았습니다.
가슴속을 파고드는 깊고 진한 울림이 전해질 땐 왠지모를 격한 감정에 어느새 깊이 빠져든 나를 보게 됩니다.

<가는장구채>

가는장구채...

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몸짓으로 하이얀 옷고름 하늘 향해 흔날리며 다소곳한 시선 애처로워 살포시 안아주고 싶어지는 가녀린 '가는장구채'입니다.

북편과 채편, 궁채와 열채, 깊은 소리 맑은 소리, 신세대와 구세대, 피고 지고...
모두들 슬기롭고 조화롭게 서로의 장점은 붇돋아주고 단점을 감싸주며 그렇게 자연속에 녹아들어 있는데...

여당 야당, 왜 그렇게 삐걱거리고, 할퀴고, 제 잘낫다고 떠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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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언니 2007/10/10 21:31

    장구채꽃도 아주 여러 종류군요.
    실제 장구채와 비교하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셔서 어쩌면 이 꽃은 돌아서자마자 잊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 문장이 아주 압권입니다. ㅎ ㅎ

    • 콩나물대제국 2007/10/11 09:03

      장구채꽃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꽃들 중에 하나랍니다.
      소개해드린 장구채 외에도 몇가지 더 있다고 하는데 저도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기회되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그녀 2007/10/10 22:32

    꽃 설명해주시며 늘상 친절하셔요, 꽃 선생님.
    장구채를 보노라니 그 어여쁨에 반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싶은 마음이 들 정도예요. ㅋ

    • 콩나물대제국 2007/10/11 09:07

      그녀님도 덩실덩실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드셨군요?
      사람마다 서로 개성이 다른 점도 있지만 또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많지요.
      예쁜 꽃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참 좋은 일중에 하나지요.

  3. 돛과닻 2007/10/11 20:33

    첫 번째 사진에서 연상한 것은 꼴뚜기였습니다.
    글쎄, 꽃의 모습에서 고기를 연상한 것은 엉뚱한 일인데.
    모습도 그렇고, 빛깔도 비슷해 보여서요.^^

    • 콩나물대제국 2007/10/12 07:35

      말씀을 듣고 다시 보니 정말 꼴뚜기로군요.
      그래도 여기가 어물전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안도의 한숨을 쉬어봅니다.
      가을도 깊어가고 곳곳에 억새축제가 시작되려하고 있더군요.
      꼴뚜기 젖갈도 이제 제철을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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