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내 안에 핀 꽃 2010/03/23 15:31 콩나물대제국<노루귀>
언제나 듬직하게 뒤를 지켜주시던 집안 어른들의 모습이 하나 둘씩 곁에서 멀어지고, 어느덧 내가 그 자리에 서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눈망울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제일 위 처형이 환갑이란다. 말이 환갑이지 요즘은 환갑이라고해도 이팔청춘같기만하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고 가족들이 모두 모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조촐하게 식사하는 자리라도 갖자고 하여 서울 가족들이 모드 나서 안면도엘 다녀왔다.
안면도는 지금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육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명색이 섬이다.
그 섬에서 담아온 노루귀이니 '섬'자를 붙여 섬노루귀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분별은 아직 내게도 어렵다.
봄을 바라보는 노루귀의 쫑긋 선 귓가를 츠쳐가는 바닷바람의 시샘도 보송 보송 털옷을 채려입으니 견딜만 한가보다.
이른 봄 냇가 끝 눈덩이 사이로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을 찾아 주린 배를 채우며 사방을 경계하는 새끼 노루귀에 난 털모양과 닮았다고 노루귀란다.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행여 다칠까 손끝하나 건들이지 못하고 돌아섰다.
보송보송하겠지? 틀림없이 그럴거야.
서울 안가본 녀석이 서울을 더 잘 안다고 했다.
홀로 핀 노루귀도 예쁘지만 오늘처럼 바람부는 날엔 웅성 웅성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이 더 그립습니다.
모처럼 온 가족이 다들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누니 왠지 든든한 느낌이 절로 든다.
건강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시리라 믿고 기원해본다.
가족과의 만남, 그리고 웅성대는 노루귀. 그 조촐함이 향긋합니다.
그런데 어쩌죠? 진바실 어르신들한테는 모든 꽃이 그저 꽃이라 물어 찾기는 영 틀렸습니다.
내일 들어가면, 짬 내서 탐색전에 들어가려고 합니다.ㅋㅋ
사주경계 확실하게 하셔야할겁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하양노루귀가 정말 이쁩니다.
그런데 저는 산속을 그리 다녔는데도 저런꽃을 못보았거든요.
보라색도 참 이쁩니다 ^^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엔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그리고 끼리끼리 몰려 살아서 우연히 만나기도 쉽지 않구요.
그래도 열심히 다니시면 보실 수 있을거에요.
저도 보라색 노루귀에 필이 꽂힙니다~~
제가 저렇게 노루귀처럼 생긴
그런 하얀 솜털을 보고 싶었거든요.
여기는 이미 활짝 피어서 담을수가 없었는데요.
여기서나마 정말로 노루의 귀와 같은 모습을 봅니다.
노루귀 담을 땐 꼭 솜털을 찍으라고 하더군요.
보송보송한 것이 정말 매력덩어리에요.
늘 여기 오면 느끼는 것이지만 꽃이름이 참 예쁩니다.
노루귀.
그런데 사람귀, 라는 꽃이 있으면 참 무서운 꽃일 것이다. 그런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일 때문에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요..ㅋ
사람귀...그런 꽃이름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겠네요.
그렇지만 나쁜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렇게 알고 믿으렵니다.
그래도 역시 제일 예쁘고 정이 가는 것은 사람이지 싶습니다.
옆에서 보는 뒷모습은 흡사
할미꽃처럼 보이는데 좀 작고,
앞모습은 아주 달라 보입니다...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난 것이 할미꽃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것 같지만 꽃이 작아서 그냥은 잘 안보인답니다.
할미꽃은 꽃도 크고 솜털도 금방 눈에 보일 정도지요.
올해 할미꽃은 아직인데, 빨리 보고 싶어지네요.
예전에, 울릉도엘 가니까, 많은 식물의 이름 앞에 '섬' 字가 붙어 있더군요. 섬초롱꽃, 섬괴불나무 하는 식으로요.
사방 팔방 바다와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탓인지 바다에 대한 동경은 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섬, 갯 등 바닷가 식물의 이름만 들어도 보고 싶어 안달입니다...^^*
음... 노래가 바뀌었네요
서영은의 '내 안의 그대'
오늘, 이 노래를 듣습니다.
노래 좋지요?
노래가 나온다는 것을 아시는 분도 많지 않은데...
감사합니다.